소로리 볍씨 '소중한 가치' 되새기자

2014.03.31 17:58:53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알려진 청원군 '소로리 볍씨'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소로리 볍씨는 충북대박물관 발굴단이 1997~1998년과 2001년 오창과학산업단지 건설 현장인 옥산면 소로리 문화유적 지표조사 과정에서 모두 59톨을 발견했다. 이후 탄소연대 측정 결과 1만5천년 전 것으로 밝혀지면서 2003년 5차 세계 고고학대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는 유적지라는 것을 알리는 이정표 하나 없이 비석만 덩그러니 세워진 채로 방치돼 있다. 한참 개발이 진행중인 산단 한가운데 위치해 훼손 가능성도 큰 실정이다.

특히 청원군이 지난 2004년 4억3천만원을 들여 개관한 '소로리 볍씨 사이버박물관(www.sorori.com)' 도메인 주소가 외국의 한 도메인 거래사이트에 2천400달러에 매물로 나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 사이트는 2006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권장사이트로 선정되는 등 알찬 내용을 인정받았다.

이런 사이트가 사용기간 만료로 폐쇄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자체의 행정편의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도메인 사용료는 연간 3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고양시는 소로리 볍씨보다 1만년이나 뒤쳐진 '가와지 볍씨'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박물관을 개관,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를 대하는데 있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양시는 박물관 입구에 길이 130㎝의 가와지 볍씨 모형을 설치,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지게와 맷돌 등 전통 농기구를 이용해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이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가와지 볍씨를 활용한 지역의 관광 명소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소로리 볍씨는 2008년 청원군이 볍씨 출토지를 포함해 소로리 유적지 중 6천600㎡를 9억원에 사들인 이후 허허벌판으로 남겨진 상태다.

소로리 볍씨를 발굴한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은 최근 "소로리 볍씨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기념관이나 박물관을 건립해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最古'로 인정받은 소로리 볍씨의 위상을 다시 높이고 후세에 전해주기 위해 관계당국은 물론 각계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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