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는 아이들’ 급증

충북도내 보육원아동 5년 새 142명 증가…‘부모 있는 아동’ 대부분

2008.05.11 21:50:13

도내에서 가정해체나 경제문제 등으로 인해 시설에 맡겨지는 아이들과 ‘요보호’ 아동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정의 달 의미를 퇴색케 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현재 시·군이 지원하고 도가 관리하고 있는 도내 보육시설아동은 모두 15개소 846명으로 지난 2003년 9개소 704명, 2005년 15개소 806명 등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위탁가정아동이나 소년소녀가장, 결식아동 등 ‘요보호’ 아이들의 경우도 2004년 1만2천850명에서 지난해 2만142명으로 3년 새 6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가정해체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 신촌동에 위치한 충북희망원에서 영문도 모른 채 부모에 의해 맡겨진 2~3살 난 아이들이 어울려 생활하고 있다.

ⓒ박재남 기자
특히 시설에 맡겨지는 아동의 경우 90%이상이 부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가정해체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맡겨진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78명의 아동이 생활하고 있는 청주시 신촌동 충북희망원의 경우 부모가 모두 사망한 아동은 단 1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아이들은 부모가 이혼한 후 친권이 포기된 채 버려지거나 한쪽이 맡아 키우다 형편상 맡겨진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A(6)군은 부모가 이혼한 후 조부모의 손에서 길러졌지만 아버지마저 몇 년째 연락이 되지 않자 이곳에 맡겨졌으며, B(6)양 자매의 경우 ‘가정형편상 키울 수가 없으니 잠시만 맡아 달라’는 아이들 엄마의 애원에 맡아 키우고 있지만 몇 년째 연락이 없는 상태였다.

청주시 사직동에 위치한 충북육아원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했다.

모두 73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부모를 알 수없는' 고아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C(12)양은 부모가 이혼하면서 양측 모두 맡기를 꺼려해 보육원에 맡겨졌으며, D(3)군은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머니가 가출한 후 알콜중독을 앓고 있는 아버지로부터 방치되다 이웃주민의 신고로 이 시설로 옮겨졌다.

보육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혼을 하면서 친권을 포기하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양육을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혼과 함께 장기불황이 저소득층의 가정 파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이들 가정의 양육문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박재남기자 progress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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