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주민 품으로 돌려주세요

2014.07.22 15:40:41

홍영도

옥천경찰서 이원파출소장

연일 계속 되는 찜통 더위 때문에 전국이 후끈 달아 오른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만 되면 30여년전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여 고시원에서 공부하던 시절이 가끔 떠오른다.

혈기 왕성하던 젊은 시절 선풍기 하나 변변치 않던 좁은 고시원에 틀어 박혀 머리속에 들어오지도 않는 책장만 넘기고 있었으니 공부가 제대로 될리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것은 졸리거나 나른할때면 고시원 바로옆 보라매 공원에가서 잠시 휴식을 취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바람한점 없는 도심 한복판에서 나무 그늘아래 벤치에 앉아 있으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한가로이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 나이 많은 노부부가 웃음꽃을 피우는 광경을 보면서 나도 나중에 저렇게 멋진 인생을 살아겠다고 다짐하며 마음을 사로 잡고는 했다.

가끔 한 여름밤 공기가 선선할때는 신문지를 이불삼아 공원에서 누워 잔적도 여러번 있다.

특히나 시골에서 친구들이 올라오면 마땅히 만날 장소가 변변치 않아 공원 입구에서 자주 만났던 기억도 새록거린다.

당시만 해도 서울지리에 어두웠을 뿐더라 휴대폰이나 특별한 연락수단이 없었기에 공원앞에서 만나자고 하면 서로가 찾아 오는데 불편할게없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예전엔 공원하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나, 청소년들의 건전한 놀이터였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기다리는 설렘의 장소였다.

하지만 요즘 대도시 공원에 가보면 술취해 쓰러져 있는 취객을 쉽게 찾아 볼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악취나는 쓰레기는 여기저기 너부러져 있으며 가출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변질된지 오래다.

가끔 애들과 바람이나 쐴겸 인근공원에 가면 힐링은 고사하고 오히려 마음만 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금 경찰에서는 자치단체등과 협조하여 공원안전화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방범순찰을 실시하고, 방치된 시설물 점검,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cctv 설치 등 가시적이고 입체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불법 무질서의 온상으로 여겨졌던 공원부터 깨끗이 하여 시민의식을 한층 높이므로서 궁극적으로는 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

혹여나 일각에서는 범인을 검거하고 수사하는 경찰이 왜 공원을 순찰하고 시설물을 점검하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을수 있다.

하지만 90년대 초반 뉴욕의 줄리아니 시장은 살인과 강도, 마피아들의 싸움등으로 무법천지였던 뉴욕시에서 공원안전화를 추진 하여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변모시키는데 성공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공원내에서 술을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나, 쓰레기 무단 투기자를 집중 단속하는 한편 낙서를 지우는등 환경정화

활동을 병행으로 추진한 것이다.

그 결과 살인사건은 50%, 강도 39%, 절도가 35% 급감하는 등 무법천지 뉴욕을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변화시켰다.

따라서 도심 한복판에 공원 한두개 쯤은 끼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옥천경찰서에서도 매월 2회 향수마을 치안올레길 방범순찰근무를 실시하고, 공원내 방범등 교체, 유관기관과 협조하여 기초질서 사범

단속 및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실시 하고 있다.

그런 연유인지는 몰라도 상반기 충북지방경찰청에서 평가하는 국민중심 수사업무 평가결과 도내 2위를 차지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도 무질서 하고 혼란스러웠던 공원을 누구나 편안하게 쉬었다.

갈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탈바꿈 되는 그날까지 공원안전화 사업은 멈추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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