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돼지, 날개 잃은 닭

2014.07.20 14:38:10

복날 기간은 대개 1년 중 닭값이 가장 크게 오른다고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돼지고깃값은 올해 초부터 날개를 달고 치솟고 있지만 닭값은 날개를 잃었다.

원인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간단한 원리에 있다.

돼지의 경우 지난해 여름 가격이 폭락하자 농가에서 사육 마리를 줄여 왔는데 여기에 지난겨울 돼지유행성설사병(PED)까지 겹쳐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봄 행락철부터 여름 휴가철까지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수요가 늘면서 공급을 웃돌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보면 된다.

지난 18일 농협 음성 축산물공판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박피)경락가는 평균 1kg에 5천243원이었다. 지난해 7월18일 경락가와 비교하면 36.8%나 오른 수준이다.

삼겹살 값은 1kg기준으로 2만1천839원이었는데 지난해 7월18일 가격이던 1만9천264원보다 13.4%올랐다.

반면 닭값은 복날 수요에도 가라앉아있다.

올해 초 AI로 개체수가 크게 줄었지만 월드컵, 복날 수요 등을 앞두고 농가에서 입식량을 크게 늘려 적정 사육마리수를 넘어섰다.

하지만 월드컵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떨어진 가격은 복날에도 크게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육계 1kg기준 산지가는 1천469원으로 지난해 7월18일에 비하면 24.5%나 줄었다.

중품 1kg기준 소비자가는 5천32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천495원에 비해 17.9%떨어졌다.

지난해 초복이던 7월13일 6천원선이던 소비자가는 초복이 지나면서 6천500원을 훌쩍 넘었었다.

그러나 올해는 초복 1주일 동안 5천100~5천300원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단 닭뿐만 아니라 농축산물 전반에 걸쳐 일부 품목이 공급이 수요를 뛰어 넘어 가격이 폭락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수요를 정확히 예측할 수만 있다면야 좋겠지만 공급량을 가격에 맞춰 조절하는 것보다 해마다 적정량만 공급한다면 매년 되풀이 되는 가격 폭락, 폭등 현상이 조금이라도 덜 발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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