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구 가치관이 필요하다

2014.07.28 16:24:30

정효진

충북도 자치행정과장

요즘 한명기 교수의 '역사평설 병자호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국력이 미약한 조선시대 인조가 청나라 홍타이지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대목에서는 약소민족의 설움도 느낀다. 그렇다면 왜 청나라는 우리를 침범한 것일까.

많은 물자를 빼앗으려는 것도 있지만,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넓은 만주땅에 인구가 적어 항상 고심을 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쟁을 통해 인구를 늘리려는 것이었다.

이때 포로로 잡혀간 사람이 50만명 정도로 이는 당시 조선인구 920만명에서 5%를 차지하는 엄청난 숫자였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는 국력의 잣대가 되고 있다. 그럼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9세-24세) 인구는 1천만명 이하로 줄어들어 현재는 국민 5명중 1명이지만 2060년이 되면 10명중 1명 수준으로 심각한 인구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 충북도 이에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 49만명(34%)이던 청소년인구는 지난 6월말 기준시 31만명(20%)로 크게 줄어 들었다.

이는 저출산에서 기인하고 있다. 충북도의 경우 1980년대 연간 4만300명이던 출생인구는 2013년엔 1만3천982명으로 무려 65%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도내 일부 군(郡)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아예 없는 곳도 있으며 어린이집과 유치원수도 점점 줄어 드는 추세다.

저출산은 산부인과 감소, 보육여건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출생아 수를 줄어들게 하는 원인으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의료기술 발달과 식생활 개선의 영향으로 고령화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1980년대 7만2천585명이던 65세 인구는 지난 6월말기준 22만5천683명으로 무려 210%나 증가했다. 이는 도내 인구 160만5천명의 14%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얼마전 통계청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결혼관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남자는 31.4%, 여자는 48.7%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했다.

충북도의 혼인(婚姻)수를 보더라도 1980년대 연간 2만1천339건에서 지난 해에는 9천307건으로 무려 56%나 감소했다. 이는 출산율 저하로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970년대 4.53명에서 1984년엔 1.74명으로 뚝 떨어진 후 2013년에는 1.19명을 기록하였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중 출산율이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2.01명, 영국 1,94명, 인구고령화가 심각한 일본 1.37명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참으로 미래가 점점 어두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충북이 매월 500~600명씩 꾸준히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속적인 기업 유치, 수도권과 인접한 편리한 교통, 인근 세종시 탄생 등을 주요인으로 본다.

그동안 충북도는 인구정책에도 많은 심혈을 기울여 왔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9988행복지키미', 만65세이상 기초노령연금 지급, 산모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 산부인과 없는 농촌지역 주민들을 위한 '이동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한 '생활체육 지도자배치', '생활체육 활동지원'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도와 시·군에서 아무리 홍보와 지원을 해도 도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다면 이는 무의미 할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국가와 지역발전을 생각하고 새로운 인구가치관을 가져야 할 때이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최고의 저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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