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재무장과 우리의 각오

2014.07.23 13:29:54

김효겸

대원대 총장

일본의 아베 정부가 평화헌법 제9조 해석을 각료회의에서 변경했다. 이의 후속조치로 법률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에서 벗어나 재무장하고 있다. 자위적 군사력 사용을 포함한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기틀을 터 놓았다. 미국은 오바마의 발언을 통해 일본의 재무장을 용인했다. 참으로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우리가 예견했던 일이 현실화된 것이다. 미국은 일본에 의해 진주만 공격을 당했다. 이 역사를 알면서 이럴 수가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아시아 제 국가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던 미국이 돌연 입장을 바꿨다. 이래도 미국을 우방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이것은 중국과의 긴장관계 속에서 미국이 취한 태도였다.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국방비를 줄여야 할 상황이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정치적 상황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앞으로 다가올 대선과 총선에 연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면을 직시하고 우리는 새로운 각오로 임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방위는 우리 스스로 해야한다는 점이다.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한다. 일본 해군력은 중국을 앞선 세계 최강급이다. 국방예산규모로 볼 때 한국 35조원, 일본 47조원, 육군병력 한국 52만, 일본 14만, 군항공기 한국 620대, 일본 410대, 군함 한국 19만톤, 일본 42만톤이다.

일본은 지난해 말 중기 방위정비계획(2014~2019)을 세웠다. 24조6천7백억엔(약245조2천억원) 규모의 군비증강 계획에는 다목적 수직이착륙기인 오스프리 17대, 정찰기인 글로벌호크 3대, 공중급유기, 잠수함, 무인수륙양용 장갑차 등이 포함됐다.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선언하면서 자위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가 올 봄 핵전력을 제외하고 평가한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일본은 세계 10위(한국 9위)를 차지했다. 스톡홈롬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집계한 군사비 지출 순위로는 일본이 세계 8위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고 전수방위(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 원칙에 철저했기 때문으로 첨단 무기 등 '질(質)'로 따지면 훨씬 강력하다는 평가다.

특히 해군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중국 전력을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거기다 경제 규모 세계 3위인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러시아 4.1%, 미국 3.8%, 한국 2.8%, 중국 2.0%이다. 그만큼 군비확충의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정규병력도 1억2천700만 인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이미 '2004년 방위대강(防衛大綱)'을 통해 '다기능적이고 탄력적인 방위력 구축'을 내세웠다. 2010년에는 여기에 '동적 방위력' 구축을 추가했다.

교전권을 부정한 평화헌법에 따라 전수방위 한도 안에서 최대한의 군사력 강화를 노린 것이다. 올해 일본의 국방운용 목표는 각종 사태를 실효적으로 억지하고 대처하는데 있다. 나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화 및 글로벌 안보환경의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경계감시능력, 정보기능, 수송능력 및 지휘통제정보통신능력 외에도 도시 지역에 대한 공격, 탄도 미사일 공격, 우주공간 및 사이버공간에 대한 물 샐 틈없는 대응책 마련을 선언했다.

이와 같은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 봐야 한다. 구식무기를 최첨단 무기로 교체하는 등 국방비 증액에 최선을 다하길 촉구한다. 전세계적으로 국방비가 가장 많은 국가로는 미국 6천억달러, 2위 중국 1천122억달러, 3위 러시아 682억달러, 5위 영국 570억달러, 6위 프랑스 524억달러, 7위 일본 510억달러, 8위 독일 442억달러, 11위 한국 318억달러 순위를 보이고 있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특히 일본의 재무장을 보면서 국토방위에는 국론 분렬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철통같은 안보의식과 굳건한 범국민적 각오가 새롭게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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