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리사지 석실 해체·보수 신중히 해야

2014.07.24 11:24:30

사적 제 317호 충주 수안보면 미륵리사지 석실(石室)이 창건 후 처음으로 전면 해체·보수된다.

충주시는 38억원(국비 26억)의 예산을 들여 오는 2016년까지 720일 동안 미륵리사지 석실을 전면 해체·보수키로 했다. 미륵리사지 일대도 부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충주시는 이 과정에서 풍화가 심해 박리현상과 균열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면석들의 경우 세척 후 보존처리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륵리사지의 상징적인 문화재이자 보물 제 96호인 석조여래입상을 당분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륵리사지 석실은 그동안 화강암 특유의 박리현상과 하중에 따른 압력균열로 인해 전체가 구조적인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미륵리사지 석실의 불안정 현상은 서측 벽에서 보다 뚜렷하면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문화재는 긴 세월의 흐름 속에 손상될 수 있다. 미륵리사지 석실도 마찬가지다. 해체·보수는 손상된 문화재를 복원하기 위한 작업이다. 그러나 해체하는 과정에서 되레 더 손상될 위험도 있다. 일의 양에 비해 시간도 많이 걸린다. 문화재 복원이 힘든 작업인 까닭도 여기 있다.

문화재 해체·보수 등엔 엄격한 수리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문화재의 원형을 잃은 수리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원형을 보존 관리를 위한 수리로 인해 인위적인 훼손을 가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되는 까닭도 여기 있다. 계획부터 설계, 해체보수, 사후관리까지 신중히 해야 한다.

미륵리사지 해체·보수 과정 역시 다르지 않다. 발굴 작업을 하는 마음으로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해체하거나 보수를 해야 한다면 그 안에 있는 자료를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해 앞으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의 전통건축은 따로 법식이 정리된 게 없다.

우리는 우선 정밀실측이 아주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정밀실측은 말 그대로 건축물 외형 상태, 건축구조, 단위부재 별로 상세히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외형적 자료 뿐 만 아니라 건축물의 연혁, 건축내용, 건축기법, 건축철학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요소들도 포함된다. 건축물의 내면적 세계까지 파악 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는 미륵리사지 석실 해체 보수가 문화재 공사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문화적, 학술적으로 깊은 의미와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해체수리가 되레 문화재의 본 모습을 해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미륵리사지 석실이 이번 해체·보수를 끝으로 다시는 해체되는 일이 없도록 완벽을 기해야 한다.

미륵리사지는 고지대에 위치했던 사원이었다. 석불을 보호하기 위해 석실을 만들었다. 축조연대는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전기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북쪽을 바라보는 특이한 구조를 가진 절터다. 미륵리사지가 이번 해체·보수 작업을 통해 역사적 가치를 더 인정받아 위상이 더 높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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