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수암골 지원 계획 다시 세워라

2014.07.29 11:28:29

청주 수암골은 경남 통영 동피랑에 버금가는 명소다. 대표적 드라마 촬영지로 뜨면서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08년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관광지와 예술촌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로 아기자기했던 옛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카페와 식당 등 신축 건물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청주의 과거를 간직한 수암골의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다. 수암로 54번 길을 기준으로 과거와 현재가 나뉘어 '두 얼굴'이 되어가고 있다.

청주시는 관광활성화를 위해 '수암골 명소화 사업'을 추진했다. 화장실과 주차장, CCTV, 공원 조성 등 편의시설을 설치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관광 활성화대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수암골 원주민들은 지금 고도 제한에 걸려 낡은 집마저 신축하지도 못한다. 마을 주변에 성업 중인 여러 카페들과 상당한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화재에도 무방비다. 수암골 중 수동 15통은 과거 달동네의 흔적은 물론 다양한 벽화들을 볼 수 있다. 관광객의 발길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러나 이곳의 집들은 붙어 있듯이 지어져 있다. 그 사이로 골목과 계단 등이 이어져 있다. 화재 발생 시 불길이 삽시간에 번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골목의 폭은 2m도 되지 않아 소방차 진입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청소도 온전히 원주민들의 몫이다.

예술촌도 청주시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현재 20명 가까이 예술작가들이 입주해 있다. 하지만 마땅한 전시관이 없어 다른 곳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청주시에 전시시설 건립을 요청 했지만 예산문제로 무산됐다. 예산 부족과 개발 제한이 이유다.

우리는 청주시가 수암골에 대한 전반적 지원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판단한다. 수암골은 청주의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수암골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대단위 종합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암골에서는 이웃이 곧 가족이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까닭도 여기 있다. 수암골에선 그런 정겨운 풍경이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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