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언제까지 뒷짐만 지고 있을 건가?

2014.08.07 17:01:27

이화영

음성민중연대 운영위원

10만 음성군민이 뿔 났다. 2019년까지 이천과 충주를 연결하는 총 연장 53.9㎞의 중부내륙선 철도 1단계 공사와 관련해 충북 음성 감곡면과 경기도 이천 장호원읍 지역에 신설될 역사(112역사) 위치 때문이다.

이곳에 들어설 112역사는 애초 설계에서 감곡면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 4월 30일 감곡면사무소에 개최한 환경영향평가 설명회에서도 이 안은 변함이 없었다. 지역주민들이 학생의 등하교 편의를 위해 극동대학교 방면으로 역사 위치를 100m 정도 이동시켜 줄 것을 건의했지만 '불가'로 일관했다.

더욱이 이 기관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위치이동은 1m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역 주민들은 역사 설계안에 만족하지 못했지만,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인근 지역인 장호원읍과 상생을 고려해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았다.

그로부터 82일이 지난 7월 20일 감곡면 주민이 장호원읍에 일을 보러 갔다가 황당한 현수막을 목격했다.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에는 '철도역사와 다리문제가 우리의 요구대로 관철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감곡면 주민들은 이날 부랴부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날인 21일 현황을 설명듣고자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를 불렀다. 이 관계자는 '이천시 민원사항검토(2014.7.18) 설계변경서'를 바탕으로 장호원 읍민들의 집단민원으로 역사 위치가 장호원읍 방면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태도가 불과 3개월도 안 돼 손바닥 뒷집 듯 뒤바뀐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신뢰받는 모범국가'를 국정 철학으로 삼고 있다. 또 국정 목표 추진 기반을 '신뢰받는 정부', '안전과 통합의 사회'라고 명시했다. 대형국책사업이 이렇게 쉽게 바뀐다면 누가 국가를 신뢰하겠나. 또 지역 갈등을 부추긴 정부가 통합의 사회를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경기도 이천 지역에는 이미 부발역과 신둔역 2개 역사가 계획돼 있으며 규모도 크다. 여기에 장호원에 역사까지 유치하겠다는 것은 욕심이고 지역 균형발전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런 이유를 차지하고라도 역사의 설치이유가 뭔가. 이용객들의 편리를 위해서다. 112역사의 주 이용객은 강동대학교와 극동대학교 학생들이다. 두 학교 학생 수는 1만3천명으로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통학하고 있다. 수업일 수를 200일로 계산하면 연간 26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우리나라 3대 성당 중 하나인 감곡성당을 찾는 성지순례객이 연인원 10만명에 이르고 있다.

112역사가 감곡지역에 들어서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감곡면 주민들은 지난달 이시종 충북도지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면담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답을 못 듣고 있다. 단지 충북도 균형건설국장이 지난달 29일 스치듯 왔다간 게 전부다.

112역사를 수도권 인구와 관광객을 유인하는 전초기지로 만들어 충북 발전을 견인할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이시종 지사는 지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언제까지 뒷짐만 지고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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