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행복한 애착육아

2014.08.18 14:04:50

백경미

충북여성발전센터 연구개발팀장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 그로인한 여성 고용률 70%까지의 성장은 현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여성정책이다. 이에 대한 충북책임자로서 8월에는 '보육 및 돌봄 제도' 에 대한 점검이 한참인데, 제도로도 풀 수 없는 워킹맘들의 지나친 부담감, 애착육아에 대한 집착은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고민이 많다.

현재 우리 사회는 여성이 양육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는데 문제가 없을 만큼 충분한 보육제도나 여건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다. 친정이나 시댁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휴직이나 유연근무를 활용할 수 있는 공공기관에 다니고 있다면 축복받은 워킹맘이다. 그렇지 못한 많은 엄마들은 직장으로 복귀를 위해 돌도 안된 자녀를 보육시설에 보내야하는데 아이가 두돌이 되기 전까지 부모가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형성해야한다는 애착육아론이 또 여성들의 말목을 잡는다.

보육제도 모니터링을 위해 만났던 젊은 엄마들도 정작 자신은 생애에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이런 애착육아론에 죄책감을 토로하고 있어 필자의 마음마저 무거워지곤 했다. 남편과 자신이외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매일 울면서 출근한다는 사례, 애착육아에 대한 집념으로 첫아이 때 어렵게 육아휴직을 받았지만 둘째가 생기고 다시 육아휴직이 곤란해지자 미련없이 경력을 포기한 사례까지... 시설이 늘어나고 제도가 개선된다면 과연 애착육아론, 양육문제로 여성이 일을 포기하는 일이 없어지고 여성들의 고질적인 죄책감이 사라질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 고민이 생긴 것이다.

젊은 엄마들에게 쓸데없는 죄책감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를리 없다. 필자 역시 양육에 대해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고사리같은 손에 열쇠를 쥐어주고 하교후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냉장고에 붙어있는 지침대로 행동하고 있을 것을 다짐시키며 무거운 출근을 하고, 미처 우산을 챙겨주지 못했는데 비라도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면 '당장 때려 치우리라!'는 생각으로 여지까지 온 워킹맘인 것을...

그러나 이젠 달라졌으면 좋겠다. 젊은 세대는 다르게 생각했으면 한다. 지나친 애착중심의 양육, 엄마의 희생정신, 아이를 위해 일을, 자신의 삶을 포기한다는 생각은 아이와 엄마 누구도 행복하게 하지 못할 것이다. 필자는 유아전문가도 정신분석 전문가도 아니지만 엄마가 행복하지 않다면 애착 양육은 자녀에게 오히려 해가 될 것임은 확신한다. 건강한 애착은 엄마와 아이가 종일 같이 있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집중적으로 사랑해주고, 할 수없는 것은 포기하되 엄마의 일을 인정하고 엄마처럼 독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육하자. 우산을 가져다주는 엄마는 못되지만, 스스로 날씨를 확인하는 준비성 있는 아이, 때로는 우산을 씌워줄 친구가 있는 사회성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자.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는 저서를 통해 '여성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외부의 장애물뿐 아니라 내면에 자리한 장애물에 걸려서도 넘어진다'고 했다. 지금 워킹맘들을 지칭하는 말은 아닌지 가늠해보고 건강하고 자신 있는 워킹맘으로 거듭나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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