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수계 통해 '청주권 내륙-서해안지역' 교역했다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예정지 조사 결과
원삼국기 백합조개·생선 도미뼈 등 발굴
염장한 후 배로 금강 거슬러 올라와 교역

2014.09.16 20:01:37

오송제2생명과학단지 예정지인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봉산·정중리 일원에서 3~4세기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공동묘지터가 발굴됐다. 16일 중앙문화재연구원 관계자들이 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청주권 내륙과 서해의 해산물 교역 역사와 관련,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의 고고학적 유물이 발굴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상기)은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예정지인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봉산리 일대에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기원후 3~4세기 무렵의 원삼국기 무덤에서 백합조개, 피뿔고둥 등의 유물이 담긴 짧은목항아리를 발굴했다. 또 주변 같은 시기의 무덤에서는 도미로 추정되는 생선뼈와 꿩 등의 조류 뼈가 담겨진 단경호가 출토됐다. 백합조개는 암갈색에서 회백갈색까지 다양하고 피뿔고둥은 엷은 갈색을 나타내고 있다.

오송지역 원삼국기 무덤에서 발굴된 백합조개와 피뿔고둥의 모습이다.

조사단은 이에 대해 "원삼국기 식생활은 물론 금강 수계를 이용해 이루어진 내륙지역(청주권)과 해안지역(서해안) 간 해산물 교역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고고학적 발굴"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역사시대 이후 내륙과 서해 사이에 어떤 형식이든 해산물 교역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그 고고학적 유물이 원삼국기에서 발굴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충북대 성정용(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발굴된 조개류와 생선뼈는 육로가 아닌 금강수계를 통한 해산물 교역물로 보인다"며 "특히 생선의 경우 부패 방지를 위해 염장(鹽醬)이 사용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 얼음창고가 등장한 것은 삼국시대 5세기 무렵"이라며 "따라서 원삼국기임을 감안하면 얼음보다는 소금이 생선부패 방지용으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현대의 공원묘지와 같이 질서정연하게 구획된 대규모 공동묘지가 1백70여기 발굴됐다. 이밖에 삼국~고려 석곽묘, 조선시대 주거지 등 2백40여기의 유구도 함께 발굴됐다.

특히 발굴된 공동묘지는 도랑으로 구획한 후 개별 묘의 묘역을 조성한 것으로, 이번이 국내 첫 사례가 되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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