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50대 男 숨진채 발견

2014.12.18 19:42:09

"삼촌! 삼촌! 눈 좀 떠봐."

충북도내 전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져 올겨울 중 가장 추웠던 지난 17일.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서 50대 남성이 숨진채 발견됐다.

이웃주민 C(56)씨는 창문 너머로 방문 앞에 쓰러져 있는 L(57)씨를 발견했다.

"삼촌. 거기서 그렇게 자면 얼어 죽어. 날도 추운데…"

혹여나 사고라도 날까 걱정이 된 C씨가 집 밖에서 외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불안한 예감이 든 C씨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L씨를 흔들었지만 미동조차 없었다.

지난 2011년부터 돈벌이가 시원치 않았던 L씨는 생활이 점차 궁핍해졌다.

막일을 하는 L씨의 재산은 건강이 전부였다.

그러나 공사현장 일을 하다 어깨를 심하게 다쳐 하루아침에 장애인(4급)이 돼버렸다.

같은 해 7월부터 기초수급비와 장애수당 등 한 달에 46여만원을 받기 시작했다.

한창인 나이의 L씨에겐 빠듯한 금액이었다.

그는 술을 자주 마시진 않았지만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끼니조차 거른 채 폭음을 했다.

주민 A씨는 "술을 하루 종일 마셔 걱정이 된 이웃주민들이 음식을 가져다주곤 했다"고 말했다.

우울증도 앓고 있던 그의 방에는 항우울증 치료제가 수북했다.

홀로 30여년을 지내던 그는 결국 숨을 거뒀다.

주민센터 한 관계자는 "기초수급대상자 중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추운 겨울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항시 돌봐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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