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후폭풍…"이 참에 끊자"

편의점 등 손님 발길 '뚝'
전자담배 판매장 매출 '쑥'
금연클리닉 북적

2015.01.04 18:34:45

지난 1월2일 담뱃값 인상으로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주를 넣지 못해 담배 매대가 비어 있다.

ⓒ김동수기자
"너희들 또 담배 숨겨놓고 안 파는 거 아니야?"

지난 2일 오후 8시께 담배를 사기 위해 한 편의점을 찾은 30대 남성이 아르바이트생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 남성은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은 일부 외산 담배가 없자 편의점 측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인상된 담뱃값에 부담을 느낀 흡연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부 외산 담배만 찾자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L(27)씨는 "담배를 구입하러 온 손님들 대부분이 가격이 오르지 않은 외산 담배만 사간다"며 "가격이 오르기 전까지 안 팔고 버티는 게 아니냐고 화를 내는 손님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담배가격이 오르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매출을 걱정하는 업주들도 있었다.

하루 평균 150갑이 팔리던 청주시 흥덕구의 한 편의점은 새해 첫날 담배 판매량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점주 J(41)씨는 "업주들은 보통 담배 한 갑(기존 2천500원)에 100원의 이익이 나오는 걸로 보고 있다"며 "흡연자들이 담배와 함께 사는 물건에서 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담배가격 인상으로 흡연자들의 발길이 끊기자 자연히 매출에도 타격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격 인상으로 수요를 예측할 수 없는 것도 문제였다.

손님들이 가격 인상 이후 어떤 담배를 선호할지 예측할 수 없어 발주를 넣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편의점은 인기 있는 담배 위주로 소량씩 발주를 하고 있었다.

예전처럼 종류에 상관없이 많은 담배를 주문하면 악성 재고로 남기 때문이다.

담뱃값에 부담을 느낀 흡연자들은 전자담배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전자담배 판매장은 전자담배를 구입하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평소 하루 30~40개의 전자담배가 팔리지만 새해 첫날 전후로 매출이 2배나 증가했다.

종업원 A(여·21)씨는 "연령에 상관없이 담뱃값에 부담을 느낀 흡연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담뱃값이 오르기 전인 지난해 12월31일부터 매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흡연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이 또 있었다.

지난 2일 2시께 청주서원보건소 금연클리닉은 상담을 위해 찾아온 흡연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상담을 위해 찾아왔다가 예약만 하고 돌아간 흡연자들만 20여명이었다.

보건소 관계자는 "지금 예약해도 오는 1월19일에 상담이 가능하다"며 "새해 첫 운영인데 금연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이 지난해 12월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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