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등뼈를 연상시키는 험봉들이 연이어 솟아있는 공룡능선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산중미인'설악산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산이다. 또한 세계적 명산이다. 거기에 있는 어느 능선, 어떤 계곡에 가더라도, 또 어떤 계절에 찾더라도 그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어느 코스가 괜찮고 또 어떤 계절이 좋은지 따져보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 그럼에도 굳이 따진다면 능선으론 공룡을, 계곡으론 천불동을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암봉과 나무들의 어우러짐이 멋진 공룡능선 서쪽 내설악.
설악산 산행은 주의할 점이 많다. 공룡릉이나 용아릉 산행은 더욱 그렇다. 여름철 맑은 날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날씨가 궂거나 기온변화가 심할 때 능선횡단은 자칫 씻을 수 없는 과오가 될 수 있다.
어느 산이든 등산로를 엮을 때 우선 고려할 점은 동행자들의 산행 경험과 체력 조건이다. 여기에 계절별 하루 낮의 길이와 배낭의 무게 등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체력 문제는 일행 중 가장 처지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 배낭의 무게 역시 중요하다. 설악산은 급경사인 길이 많기 때문에 배낭이 무거우면 걸음이 매우 느려진다.
설악산에서 당일 산행 코스는 극히 한정돼 있다. 그래서 대청봉 등행을 포함한 모든 코스는 기본적으로 1박2일이 가장 적절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토요일 새벽 집을 출발, 아침식사는 음식점에서 해결하고 산행을 시작하면 외설악의 설악동, 내설악의 용대리, 남설악의 오색 어디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도중에 크게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는 한 설악산 최고봉 대청봉 근처의 대피소까지 올라갈 수 있다.
설악동에서 출발했다면 희운각 대피소까지, 오색에서라면 중청대피소까지 무난히 올라갈 수 있다. 해가 짧은 겨울철이라도 출발을 좀 당기고 시간을 아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설악동에서 마등령을 넘는 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비록 설악산 대청봉을 밟지는 못하지만 공룡릉의 장관이 한눈에 펼쳐져 만족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2박3일 코스로 서북릉과 공룡릉을 연결하는 코스도 좋다. 어찌됐든 설악산 산행은 산행에만 꼬박 하루 이상의 시간이 든다. 그래서 적어도 산행 전날 설악산 기슭의 산행 기점에는 가 있어야 한다. 가능한 한 가장 가까이 올라가 있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