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전문위원 문제로 또 ‘내분’

3명 채용 놓고 “의장이 속였다”-“집행부 눈치 본다”... 도 인사 지연

2007.07.18 21:17:32

충북도의회가 5급 전문위원 문제를 놓고 심각한 내홍을 앓고 있어 충북도가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상임위는 도의장이 고의적으로 속였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도의장 측은 상임위에서 집행부 눈치를 보느라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도의회는 신설되는 전문위원 3명에 대해 일찍부터 계약직으로 하여 자신들이 외부 채용키로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아 지난 2월에는 의장 명의로 정식으로 집행부에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사무관 승진을 바라는 충북도 직장협의회와 이들을 무시할 수 없는 집행부에서 일반직으로 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마찰을 빚어왔다.

우여 곡절 끝에 지난주에는 신임 전문위원을 받기로 돼 있는 행정자치위원회, 산업경제위원회, 건설문화위원회 등 3개 상임위가 각각 내부 투표로 계약직 여부를 결정하여 의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와 관련 지난 11일 오장세 의장이 정윤숙 산업경제위원장에게 “다른 2개 상임위에서 일반직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듯 하니 산경위라도 계약직으로 의견을 내 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비공식으로 의견을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다음 날인 지난 12일 3개 상임위가 각각 투표를 했는데 행자위와 산경위는 계약직으로, 건설문화위는 일반직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대해 정윤숙 산경위원장은 오 의장에게 “행자위 등이 계약직으로 하고 있음에도 의장이 이를 숨기고 의도적으로 우리를 계약직으로 유도한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하며 “투표를 다시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오 의장은 “행자위의 분위기가 바뀌어서 결론이 뒤집어 진 것”이라며 “다시 투표를 해서 결과를 가져오면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경위는 지난 13일 재투표를 했는데 이 결과가 아직까지 오 의장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도의장 주변에서는 “산경위가 재투표에서도 계약직으로 나오자 일부 친 정우택 지사 성향의 의원들이 불만을 품고 결과 전달을 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며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의원으로서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오 의장의 계약직 유도 발언에 대해서도 일부 행자위 위원들은 “당시 양측 의견이 있었을 뿐 어느 한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거나 투표로 결론내지는 않은 상황이었다”며 “왜 의장이 일반직으로 기울었다고 외부에 얘기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그 저의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내홍 때문에 도의회 의견이 충북도로 전달되지 못해 충북도는 이미 5급 승진자를 지난 9일자로 발표해 놓고 아직까지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 박종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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