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유명 어린이집 부실 운영 의혹

신입교사 10명 사직서 제출
청원구청 찾아가 민원 제기
어린이집 "교사들 주장 내용
대부분 사실 무근" 반박
市, 어린이집 집중 조사 뒤
문제 드러나면 행정 처분

2017.03.07 18:30:14

[충북일보=청주] 청주의 한 유명 어린이집이 부실·불법 운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청주시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비위생적인 식자재 사용과 보육교사 자격증 대여 등이 의혹의 핵심인데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다름 아닌 이 어린집에 재직하던 교사들이다.

문제의 불거진 건 지난 6일 이 어린이집 새내기 교사 10명이 진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부터다.

해당 교사들은 어린이집에 사직서를 제출한 뒤 청원구청을 방문, 민원을 제기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은 먼저 자격증이 없는 교사가 담임을 맡아 아이들을 교육하는 등 불법 교육이 이뤄졌다고 했다.

여기에 관련 서류에는 다른 누리 교사나 부원장이 담임인 것처럼 허위로 꾸며 누리 비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이들 보육과 관련된 문제도 거론됐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쌀이 담겨있는 자루를 쥐가 뜯어 쌀이 새고 제대로 원 청소가 이뤄지지 않아 불결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생활했다고 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간식을 제공하지 않거나 전날 만든 샌드위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근무 기간 이들은 원 측으로부터 인신공격과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했다.

퇴직교사들은 제기한 민원 내용을 일부 원생 학부모에게 전달했고, 이는 지역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게재됐다.

어린이집 측은 이 같은 주장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오히려 어린이집을 음해하기 위한 부적절한 단체활동이라고 반박했다.

7일 만난 해당 어린이집 교수부장 이모(여)씨는 교사들의 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사직서를 제출한 교사들은 모두 근무한 지 며칠 되지 않은 교사들"이라며 "연수만 받고 근무를 채 하루도 하지 않은 교사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누리 비용 등 경영에까지 관여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원내 식당의 경우 직원들도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할 만큼 철저히 위생관리를 하고 있다"며 "간식을 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아이들의 기호에 따라 간식이 남는 날도 있다. 주지 않거나 날짜가 지난 간식을 제공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을 하다 보면 의견 차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렇다 보면 좋은 말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면 기존에 있던 교사들이 먼저 그만두지 않았겠느냐"고 되물었다.

어린이집 원장 역시 지자체 조사에서 이 같은 의혹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는 문제가 제기된 어린이집에 대한 집중 조사를 벌여 드러나는 사실에 대해서는 행정처분할 방침이다.

양측 주장이 명백히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조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혼란에 빠진 원생과 부모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상당수의 학부모가 아이를 등원시키지 않았고 일부는 퇴원 절차까지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집을 찾은 복수의 학부모는 "누구 말이 맞는지는 따져봐야겠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 아이를 두는 것이 매우 불안하다"며 "당장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봐야 하는 데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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