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창읍 강력범죄 집중 발생 왜?

교사 살해·9세아이 사망 등 발생… 주민 불안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마을공동체 붕괴 원인
"주민-지자체 연계한 종합적 안전대책 필요"

2017.03.16 22:17:33

[충북일보] 청주 오창읍이 '강력범죄 발생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관련기사 16일자 3면>

잊을 만 하면 들려오는 각종 사건·사고 소식에 지역 분위기는 흉흉한 상황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사건·사고 게시물에는 '또 오창', '역시 오창', '위험한 오창'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럴 만도 한 게 언제부턴가 오창읍에서 이상하리만큼 사건·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고교 교사 살해사건'과 '9세 아이 사망사건' 등 최근 연이어 발생한 봐도 그렇다. 지역경찰 사이에서는 '강력 범죄가 유독 오창에 집중된다'는 말이 회자할 정도다. 이러한 분위기는 결국 주민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인은 무엇일까. 특정 지역에서 사건·사고가 집중되는 원인을 콕 집어내기는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쉽게 말해 빠른 도시화 과정에서 공동체 붕괴로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농촌이 주를 이루던 오창에는 산업단지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이와 비례해 자연스럽게 인구수도 증가했다.

청주시에 따르면 오창읍 인구는 2010년 4만1천816명에서 올해 3월14일 기준 6만588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와 발전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도심화가 이뤄지면서 과거 농촌의 전통적인 공동체와 가정 형태 등이 붕괴하고 있다. 마을 공동체의 붕괴는 이웃 간 소통단절과 개인주의가 심화하고 있다.

김정일 충북보건과학대 교수는 "급속한 도심화로 전통의 공동체나 가정 형태가 붕괴한 지 오래다. 이러한 흐름 속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존중 등 전통 사회의 미덕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며 "가정·공동체의 무너진 역할·기능 회복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발생한 '청주 축사 지적장애인 강제노역' 사건은 공동체 붕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축사에서 지적장애인이 제대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강제노역했다. 이러한 문제가 수십 년간 방치된 배경에는 이웃 등 서로의 무관심 또는 묵인, 결국 공동체 붕괴가 있었다.

정상완 강동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농촌이 도시화 되는 도농복합 과정은 환경변화가 이뤄지는 과정으로 일종의 과도기"라며 "지역 발달에 따른 거주 인구가 크게 늘고 유동 인구가 많아지면서 지역 분위기 자체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각종 범죄 등 부작용이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범죄 예방은 물론 주민 안전을 위해 경찰의 치안활동에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범죄가 주로 발생하는 특정 지역뿐만 아니라 지역 전반에 걸쳐 범죄 발생에 따른 대응보다 예방 활동이 강조되고 있다"며 "경찰 만의 역할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안전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지역 주민이나 마을 공동체와 연계한 종합적 범죄예방 등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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