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산업과 원천특허

2008.09.25 10:15:30

최상천

청주상의 지식정보팀장

정부는 최근 녹색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 신성장동력 22개를 최종 선정해 발표했다.

신성장동력 22개는 IT, BT, BIT융합, 녹색성장 등 최첨단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해 미국 등 기술 선진국들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성장동력으로 발표한 산업 중에서 글로벌시장에서 로열티를 받을 정도의 독보적인 원천기술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 지원과 투자만으로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핵심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적인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국제특허출원건수 기준 세계4위의 특허강국으로 성장했지만 이러한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술무역 수지를 보면 2000년 이후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지만 매년 2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다. 이는 원천기술을 사용하는 댓가로 지불하는 기술로열티 때문이다. 따라서 원천특허 획득 없이 단순한 개량특허 확보만으로는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세계적인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도 있다.

원천특허의 중요성은 우리나라가 여러 분야에 실감하고 있다. 휴대폰 산업의 경우만 보아도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들은 카메라폰, MP3폰, 게임폰, 터치방식의 폰 등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나 휴대폰을 한대 팔 때마다 미국의 퀄컴사에 5% 가량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미국 퀄컴이 CDMA 방식 휴대폰의 원천특허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에 카메라를 붙이든 MP3를 붙이든 CDMA방식으로 통화를 해야 한다면 퀄컴사의 특허를 피해갈 수 없다.

다시 말해 개량기술인 카메라 없이도 휴대폰은 휴대폰이지만 원천기술이 없으면 결코 휴대폰이 될 수 없기에 꼼짝없이 로열티를 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원천특허의 힘이다. 이것이 바로 피도 눈물도 없는 국제사회의 냉혹한 특허질서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TV 전송분야에 있어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 제니스사를 인수한 LG전자는 현재 미국식 전송방식을 채택하는 디지털TV를 생산하는 세계의 모든 회사로부터 원천특허에 대한 기술로열티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이 원천특허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 황우석 박사팀이 ‘체세포 복제배아기술’ 원천특허를 호주정부로부터 획득한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소식이라 할 수 있다. 장차 황우석 박사팀의 원천기술은 그 기술을 원하는 전 세계 모든 연구소와 공유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응용특허와 파생특허가 나올 것이고 결국 이를 탄생시킨 원천특허로서의 지위는 확고한 이익도 담보하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나중에 완성되는 수많은 개량발명과 파생발명에 대하여도 권리가 미치는 특허를 원천특허라고 부르며, 동물 복제분야에서의 ‘돌리 특허’, 휴대폰 분야에서의 ‘퀄컴 특허’ 등이 이에 해당된다. 금번에 등록 결정된 황우석 박사팀의 특허도 인간 줄기세포 분야에서는 원천특허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러한 원천특허에 대해서는 회피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로얄티의 지급이 필수적이다.

정부가 발표한 신성장동력 22개 모두 향후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핵심산업임에는 틀림없다. 이들 분야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리더 지위를 확보하려면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분야에 많은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신성장동력 산업과 연관되어 있는 우리 중소기업도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개량특허, 대응특허가 아닌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에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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