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언어는 끝내 정확해야 한다

2017.04.06 16:18:45

[충북일보] 4월7일은 '신문의 날'이다. 올해가 61주년이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넘어 진갑이다. 그런데 마음이 편치 않다.

신문의 위상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역신문의 추락은 더 비극적이다. 지역에서 신문의 날 기념행사가 사라진 지는 오래다. 신문의 날 의미도 점점 퇴색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난 변별력 없는 신문들 때문이다.

신문의 가치와 존재이유엔 변함이 없다. 시대에 따라 형태를 달리할 뿐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뉴스의 전달 도구는 여전히 활자다. 종이 위든 액정화면 위든 정보 전달은 활자가 한다. 물론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중이다.

올해 신문의 날 표어 대상이 '신문을 펴는 즐거움, 정보를 향한 설레임'으로 정해졌다.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정보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다. 우수상으로 뽑힌 '신문은 국민을 읽고, 국민을 신문을 읽습니다'도 정서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신문의 날엔 '시대보다 한 발 먼저, 독자에게 한 걸음 더'였다. 시대를 앞서는 직관으로 미래를 이끌어가야 하는 신문의 기본 사명을 일깨웠다. 지난해도 올해도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서야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신문이 다시 과거의 위상을 찾으려면 정보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한다. 그래야 다시 신문이 조명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독자들은 언제나 올바른 정보에 갈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참혹한 시대일수록 정보갈증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신문은 더 언론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우선 뉴스의 정보력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올해 신문의 날 표어가 주는 메시지는 포괄적이다. 부드럽지만 강렬하다. 독자에게 신문을 향한 설렘과 뉴스가 주는 즐거움을 체험토록 하라는 주문이다.

언론은, 특히 신문은 사실과 의견을 분명하게 구분해 써야 한다. 사실은 사실로, 의견은 의견으로 기술해야 한다. 의견을 사실처럼, 사실을 의견처럼 쓰면 왜곡이다. 왜곡은 결국 불통으로 신문의 가치를 잃게 만든다.

신문은 언제나 일상 속에 있는 사실에 우선해야 한다. 사실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 규명하는 작업이 뉴스의 생산이다. 그 과정에서 의견은 진실 규명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실과는 다르다.

기자의 수준 향상이 급선무다. 기자는 쓰기 전에 충분히 듣고 확인해야 한다. 듣기와 확인의 필요성을 수도 없이 강조해야 한다. '히어링'은 없고 '채팅'만 있는 시대다. 신문이 살아남아 인정받으려면 신속성보다 정확성에 집중해야 한다.

신문의 시대는 결코 가지 않았다. 더 이상 천박해지지만 않으면 된다. 시대보다 한 발 먼저 세상을 발견하고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하면 된다. 신문의 시대는 결코 가지 않는다. 세상이 존재하는 한 신문은 독자와 함께 한다.

우리의 신문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래도 130여 년이나 돼 길다면 길다. 신문은 그동안 변치 않고 국민정신을 일깨우고 결집했다. 1927년 라디오방송이 개국하기 전까지 이 땅에서 유일한 뉴스매체였다. 시대를 선도하는 독점적 여론 형성 기구였다.

19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신문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해졌다. 상당수의 정당과 후보들은 국민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작은 사실 하나도 유리하게 바꿔 표현하기 일쑤다. 신문은 그런 표현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신문의 언어는 끝내 정확해야 한다. 사실 속에 담긴 진실을 규명해 전달해야 한다. 신문의 품격은 바른 정보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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