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도로 구조개선에 거는 기대

2017.04.24 14:14:49

[충북일보] 청주 산성도로의 시설 개선 사업이 드디어 이뤄질 모양이다. 산성도로엔 '죽음의 도로' '마의 구간' 등 수없이 많은 악명이 붙어 있다. 모두 잦은 사고 때문이다.

산성도로는 그동안 태생적으로 사고의 위험을 안고 태어났다는 지적을 수없이 받아왔다. 도로구조 보완·개선에 이견이 없는 이유도 여기 있다. 도로 설계에 문제가 있다면 도로 구조 변경은 당연한 절차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산성도로는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컨벤션센터 앞 교차로에서 산성동 상당산성 입구까지 3.97㎞를 말한다. 지난 2009년 12월 개통 후 지난 3월까지 4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74명이 부상을 입었다.

우리는 그동안 본란을 통해 산성도로의 구조개선을 여러차례 요구했다. 대형화물차 진입금지나 일부 시설물 설치로 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청주시와 경찰의 지속적인 시설개선과 단속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청주시와 충북지방경찰청의 사고 방지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였다. 우선 이 구간엔 무인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24시간 2.5t 이상 화물차 통행을 단속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단속카메라 인근도로의 양쪽 이면에 차로규제봉까지 설치됐다. 미끄럼 방지시설과 과속방지턱도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사고가 다른 원인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산성도로의 경우 지금도 도로교통법 제6조 통행의 금지 및 제한을 근거로 2.5t 이상 화물차 통행을 막고 있다. 하지만 이를 어기더라도 과태료는 5만원에 불과하다. 급하다고 판단되면 상당수 운전자들이 과태료를 물더라도 이 도로를 통과할 게 뻔하다.

도로법을 적용하면 처벌 수위는 아주 높아진다.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다. 차량 운행 시 사고가 또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개통 이후 지금까지 잦은 사고로 '마의 구간'이나 '공포의 도로' 등으로 불리곤 했다. 그러다 보니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한두 번 받은 게 아니다. 땜질식 처방에 대한 뼈아픈 지적도 많았다.

그러나 청주시는 미온적이었다. 물론 큰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여서 이해를 못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사이 화물차 운전자들은 물론 시민들의 피해와 불편은 커졌다. 좀 더 일찍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곤 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도로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청주시가 제출한 '산성도로 우회전차로 개선과 긴급제동시설 설치 공사' 사업 예산 10억 원이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예결위와 본회의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예산이 세워지는 대로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내리막 구간(1.9㎞)에는 긴급제동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산성도로와 동부우회도로를 연결하는 직선도로도 개선키로 했다. 회전 반경을 기존 30~33m에서 50m 이상으로 넓히기로 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땜질식 처방으론 도로의 구조적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 사고는 더더욱 예방하기 어렵다. 다소 시간이 걸려도 도로의 구조적인 문제 등 근본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러나 막을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더 청주시에 중장기적인 산성도로 보완·개선 대책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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