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

2017.05.01 14:36:37

연순동

청주소비자연대 공동대표

5월은 1년 중 가장 고마운 달이다. 꽃이 많고 감사의 날도 여러 날 있다. 15일 스승의 날에 동그라미를 치며 고마운 선생님을 떠올려 본다.

글을 쓴다는 것은 변화된 자신의 마음을 문장에 올려 성숙해가는 과정이라고 하셨던 문예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블랙박스가 한창 유행일 때 마음의 움직임을 촬영할 수 없는 그 기계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하시면서 우리 내면의 흐름을 잘 포착한 글을 쓰기를 권면하시기도 했다.

4년전 뉴질랜드 farm cove school 로 교류학습을 갔었다. 그 학교에 벤자민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분은 자기 몫 이상을 감당해주는 분이었다. 그 때 나는 그런 교사가 많아야 학교가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체험학습으로 민속촌에 갔었다. 그 곳 가이드는 70세 정도된 할머니였다. 영국인들은 이 뉴질랜드 땅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정착금을 지급했다. 네델란드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에 영국이 이 땅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엄청난 개척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그 녀의 눈은 빛나고 있었고 옷차림 전체에서 엄격함이 넘쳐 우리 14명은 꼼짝도 못하고 긴장하며 들었다. 장난감을 만들어 유아교육을 했는데 한 번 만든 그 것은 100년을 가지고 즐겼다는 이야기도 그 분이 들려 주었다. 채 5분도 안되어 고장이 나는 우리나라 장난감과 비교해 보았다. 개척자들은 7살 여아에게 다리미질을 하도록 교육했다고 했다. 현재의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뉴질랜드가 밤 1시이면 우리나라는 아침 8시이다. 잠을 이룰 수 없는 이국 땅에서 문자 나누기 적당한 시간이었다. 4시간의 시차가 비상한 교제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그 때 문자로 학교 일을 상의했던 일이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웠었다.

우리나라의 전통 음악을 보여 주기 위해 장구와 꽹과리, 북을 가지고 갔다. 그 악기 때문에 운송비를 더 내야 했고 장구에 붙어 있는 작은 가죽 조각들 때문에 " 애니몰, 애니몰 " 하고 경계를 하는 공항 직원에게 그 것은 동물이 아니라 악기에 붙은 작은 가죽임을 수없이 주장했던 일이 기억난다. 그 때 나는 악기 가져온 것을 후회했었다. 하지만 같이 출장 길에 오른 남선생님은 불평 한 마디 없이 운송을 책임졌다. 그 때 뉴질랜드 국제교류에 참석했던 학생들은 지금도 장구치는 취미를 잘 살려 나가고 있다고 한다. 방과후 활동을 적극적으로 잘 해 준 손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훌륭한 스승님은 정말 많다. 뉴질랜드 학생들은 맨발로 다니고 학교 분위기도 아주 자유롭다. 하지만 조회 시간에는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애국가도 본토 애국가를 먼저 부르고 다시 뉴질랜드 애국가를 이어 부르는데 옛 애국가를 지휘하는 선생님의 진지한 태도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경이롭고 훌륭한 일이다.

민박을 기꺼이 허락한 비기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분은 기간제 교사였다. 계약직이면서도 국제교류를 위해 자기 집을 두 칸이나 대여한 적극적인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 남편은 세무사였는데 저녁 식사 준비는 그 분이 해주었다.

맑은 공기와 잘 자란 나무들, 끝없이 펼쳐지는 호수, 갖가지 꽃들을 떠올려 본다. 오클랜드는 참으로 깨끗한 교육도시이다.

우리 고장 청주와 오클랜드를 비교해보면서 교육열은 우리가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5월을 맞이하며 우리 제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직분을 다하고 영원히 시들지 않는 아름다운 꽃이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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