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참정권에 우선권을 부여하자

2017.05.03 13:08:26

[충북일보] 19대 대통령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그 사이에 3일과 5일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이 징검다리 연휴로 끼어 있다. 자칫 유권자 관심이 시들해질 수 있는 조건이다.

선거와 연휴가 겹칠 경우 유권자들의 갈등은 심하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미래를 결정할 참정권 행사냐' '여행을 통한 행복추구권 실현이냐'를 놓고 길항작용을 반복하고 있다. 5월이 주는 계절적 특성의 영향도 크다.

이번 연휴는 최장 11일에 달한다. 속칭 '황금연휴'와 '징검다리 휴일'로 불린다. 대선일이 그 끝이다. 올해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당이나 후보들에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층 표심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긴 연휴엔 '밥상민심'도 변수다. 명절 기간 지방 민심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전파되는 양상과 같다. 이번 연휴에도 명절 못지않게 많은 인구가 이동한다. 표심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정마다 대선이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막판 지역 유세전에 열을 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충북 표심을 잡기 위한 움직임도 같은 맥락이다. 주요 정당 충북선대위는 130만 충북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나섰다. 각각 지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하고 있다.

그러나 '네거티브 공세'의 위력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네거티브 공세는 통상 선거 직전 일주일 가장 민감하게 작용한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선거 막판 네거티브 공세가 불거지더라도 연휴에 묻힐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유권자 스스로 검증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부동층 등에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 각 후보 입장도 마찬가지다. 상대 후보를 향해 막판 공세를 집중할 시기지만 상대적으로 평일에 비해 여론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투표율이 관건이다. 참정권이냐 행복추구권이냐의 문제다. 최장 11일을 이어붙일 수 있는 연휴를 온전히 여행에 쓴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울 것이다. 참정권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만하다.

주요 여행사들의 5월 황금연휴 기간 여행상품 예약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40%나 증가했다. 사전투표일마저 연휴기간이라 절충의 여지가 별로 없다. 특정 후보 대세론이 다시 확고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더 심해졌다.

게다가 올해 대선은 사전투표일(4~5일)마저 연휴 기간이다. 1강 체제가 선거 막판까지 이어진다면 지지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지지 세력이 이탈할 수 있다. 전체 투표율을 낮아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황금연휴가 투표율을 떨어뜨릴 변수가 되는 셈이다. 반대로 선거 막판까지 어느 후보 하나 당선을 확신할 수 없는 경쟁 구도로 전개되면 투표율은 올라갈 수 있다. 사전투표 열기도 뜨거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모든 선거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다. 여행도 좋지만 내 한 표의 소중한 권리를 포기해선 안 된다. 두 가지를 함께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면 된다. 그래야 이름도 매혹적인 장미대선의 결과도 매혹적일 수 있다.

이번 대선은 보궐선거로 치러진다. 우리 헌정사에 중요한 기록을 남기는 날이다. 정치사회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궁금하다. 투표 마감 시간은 오후 8시다. 조금은 귀찮더라도 조금만 서둘러 한 표를 행사하자.

헌법상 기본권의 시소게임이다. 투표와 여행, 참정권과 행복추구권의 갈등이다. 참정권에 우선권을 부여해보자.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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