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경관사업, 미래형 관광자원

2017.05.28 14:51:46

안현규

청주시 건축디자인과 건축경관팀장

필자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1980∼1990년대 한국 관광은 낮에 불국사, 석굴암 등 문화재와 태종대, 설악산 등 명승지를 관람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낮에 편중된 관광 형태는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이 다시 찾지 않는 일회성 관광으로 끝났고 이렇듯 야간 관광 상품의 부재는 '머무르는 관광, 숙박형 관광'으로 이어지지 않아 관광 소득이 늘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외국은 조명을 이용한 경관 연출로 많은 관광 수익을 올린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구스타브 에펠이 축조한 324m(안테나 포함) 규모의 '에펠탑'일 것이다. 에펠탑이 완공된 1889년 3월, 에펠탑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했다고 한다. 에펠탑이 준공될 무렵 모파상과 같은 예술가와 지식인들은 에펠탑을 '파리의 경치를 해치는 구조물'이라고 비판했고, 만국박람회가 폐막하면 해체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해체 위기를 넘기고 경관 조명까지 추가적으로 설치된 현재는 최고의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으며, 에펠탑의 야간 경관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머무는 관광'을 하고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외국인이 숙박하면서 관광하도록 많은 자치단체에서 야간 경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시도 야간 경관사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통합 청주시 출범 전인 지난 2012년 '청주시 야간경관계획'을 수립해 서문대교 등 교량에 제한적으로 경관사업을 실시한 사례가 있었다. 2015년 12월 마련된 '2030 청주시 경관기본계획'에는 청주시를 5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 특색을 살리는 경관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2030 청주시 경관기본계획'에 따라 본격적으로 경관 개선 사업을 추진해 지난해에는 사직대로 신한은행 인도 주변과 상당공원 주변에 야간 경관 사업을 추진했고, 올해도 무심동로 벚꽃길 야간 경관 개선 사업으로 벚꽃 개화기 이전에 조명등과 포토존을 설치해 시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이 밖에도 '2030 청주시 경관기본계획'을 보면 단기 사업에는 △고드미 역사탐방로 조성 △수암골 소통의 길 조성 △직지문화거리 확대 조성 △상당산성 역사 옛길 복원 △흥덕대교 야간 경관사업 등이 있으며, 중·장기 사업으로는 △생태형 하천공간 조성 △옛 영운정수장 자연친화적 공간 조성 △가경터미널 주변 정비 △중앙공원 주변 역사공원 조성 등이 추진된다.

경기 침체기에 시기상조라는 일부 의견도 있는데, 필자는 '위기가 곧 기회'라고 우리 시가 경관 개선 사업을 알차게 준비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관광명소로 개발하면 침체된 구도심을 활성화하고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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