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민은 불쌍하다

2008.10.05 20:23:49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가 10연승을 달리던 지난달 부산발전연구원은 지난달 롯데자이언츠 홈경기에 따른 지역경제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냈다. 내용을 요약하면 롯데의 성적이 좋은데 따라 야구장 주변 활성화, 야구용품 매출 급증, 고용증대 등 롯데 홈경기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1천5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이전의 보고서인 만큼 현재는 이보다 더 큰 경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다.

롯데가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자 야구도시 부산은 가히 열광중이다. 그 것은 롯데의 관중동원 능력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롯데는 홈에서 63경기를 치르는 동안 1백37만9천735명이 야구장을 찾아 평균 2만1천600명을 기록해 프로야구 26년사 최다 관중동원기록을 경신했다. 1백37만명이면 충북도민 거의가 한번씩 야구장을 찾은 셈이다.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롯데의 뜨는 야구에 함께 마케팅도 활발하다. 지역은행은 이길 때 마다 어린이재단 성금을 내놓고 있는데 2천만원이 넘었다고 한다. 또 항공사도 국내선 무료항공권을 한 장씩 내놓았다. 구단 자체의 용품매출도 지난해 보다 4배가 넘었고 입장료 수입도 50% 가량 늘었다. 사직 야구장 지하철 승하차 안내 방송은 구단 선수가 하고 있다. 또 하나 경제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홈경기 때 마다 야구장 주변 김밥, 치킨, 족발 등 노점상이 호황을 이룬다는 점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대박이 난 것 이다.

‘부가가치 무한대’프로구단 하나 없는 지자체

부산갈매기는 약속한 대로 가을 여행을 떠날 준비를 끝냈는데 우리 충북은 어떤가. 어디가서 함성 한번 제대로 지를 체육적 인프라의 빈곤으로 남의 잔치를 먼 발치서 관전하는데 그치고 있다. 충북이 연고인 한화이글스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이제 내년이나 기다려볼 수 밖에.

프로야구가 출범한 게 지난 1982년. 당시 충청권 연고 팀은 OB베어스 였다. 베어스는 원년우승을 하는 등 충청권 팬들을 흥분시켰다. 그러다 86년 빙그레이글스가 창단하며 그 바통을 이어받았으며 베어스는 서울로 연고지를 옮겼다. 말이 충청도 연고지 청주는 10경기 안팎에 그치고 주로 대전이 홈이었으며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어쩌다 한번 열리는 청주경기의 만원사례에서 보듯이 청주 야구팬들의 갈증은 여전하다.

83년에는 충남북을 연고로 하는 럭키금성 프로축구단이 창단됐었다. 지금의 LG그룹이 구단주인데 창단 3년만에 당시 수퍼리그에서 우승을 하는 등 나름대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이 팀도 90년에 서울로 떠났다. 지금 K리그 FC서울이 바로 그 팀이다. 충북은 강원도와 함께 프로축구팀이 없는 지자체로 남았다. 그러나 강원도는 프로축구단 창단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프로농구는 어떤가. SK나이츠라는 팀이 충북연고로 잠시 팬들을 즐겁게 해주다 역시 떠나 버렸다. 지역의 척박한 환경, 즉 시설도 낙후되고 돈벌이도 안되고. 이윤이 남아야 하는 기업마인드로 물좋고 시장이 넓은 대도시로 가는 것을 지역에서는 쳐다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프로야구도, 프로축구도, 프로농구도, 프로배구도 충북은 오래전부터 소외됐다. 그렇다고 아마팀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없다. 최순호씨가 주축이 돼 청주FC라는 지역연고축구팀을 만들려고 했던 계획도 지자체의 비협조와 일반의 관심 부족으로 흐지부지 되버렸다. 민간 구단을 주민 세금으로 운영지원 한다는 것은 적합지 않다는 명분에 밀려 도민의 열망은 저 멀리 내팽겨 쳐져 있다. 지금 상황에서 재추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롯데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야구가 됐든, 축구가 됐든 간에 유수한 구단하나를 운영하면 지역의 경제 효과 창출은 물론, 사람을 하나로 묶는데 큰 효자 노릇을 한다는 것을 우리는 가깝게 원주의 농구 사랑이나 미국의 프로야구 팀이나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축구 사례를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 할 수 있다.

꼴대(꼴찌 롯데)가 8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하게 된 배경은 로이스터 감독 영입 등 여럿 있겠지만 부산사람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불가능 했었다. 원정경기까지 좇아가 열광적 응원을 펼쳐대는 그 근성들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긍정적 영향을 줬음은 물론이다. 우리지역 관중들이 부산사람들의 절반만 따라했어도 지금처럼 구단 하나 없는 찬밥신세는 면했을 것이다.

경제특별도 건설, 기업유치 일변도 벗어나야

경제특별도가 꼭 기업유치에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한경기 한경기 마다 화제를 만들고 주민을 융합하고 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그 터전을 늦었지만 우리지역도 만들어 내야 한다. 어떤 종목이든지 간에 구단을 출범시켜 기업처럼 잘 키우면 된다. 그 바탕은 아무래도 민간 보다는 관에서 먼저 움직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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