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서원대 어쩔건가

2008.10.12 20:52:32

어찌보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은 듯한 서원대 사태에 대한 일차원인 은 누가 뭐래도 현 박인목이사장에게 있다. 학원 인수 당시부터 현재까지 약속했던 여러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데 대한 구성원들의 반발이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것은 분명하다. 본인은 나름대로 학원을 위해 개인재산도 팔고 해서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하지만 구성원들의 주장을 통해 알려지는 실상은 허언(虛言)처럼 들린다. 그래서 그 책임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교수사회는 양분돼 갈등이 깊어졌고 나머지 노조원, 학생회 등구성원들은 현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며 새로운 주인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학원산하 초중고 동창회를 비롯해 지역사회 시민단체들까지 박이사장의 결단을 촉구하며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지금까지 학내를 중심으로 한 대체적 여론은 박이사장에게 강한 거부감을 형성하고 있다. 현 체제를 옹호하던 교수들의 지지 세력도 많이 이탈된 것 같고 총장은 유고상태이며 교수들의 보직사퇴도 이어지고 있다. 개학이 되면 학생들의 총장 퇴진 운동이 가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아직 그런 구체적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학내 면학분위기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학습권 침해에 비싼 등록금이 아까워 질 것이다.

이런 상황 연출의 또 다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현대백화점 그룹이다. 대외적으로는 오래전부터 육영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바 이 그룹 부회장인 경청호씨의 고향인 청주 서원대를 그룹차원에서 최고로 육성하겠다는 게 지금도 내세우고 있는 공식입장이다. 수도권의 다른 대학도 인수 물망에 올랐으나 그룹 최고위층이 서원대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 차후 수순으로 현대백화점 측은 재빠르게 서원학원 재단의 부채를 인수해 버린 다음 학원을 우리에게 넘기라고 압박 (?)을 가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여기에 가장 큰 원군은 지역의 여론이다. 경부회장의 그룹 내 위상이나 그의 고교, 대학 등 연고를 통해 우리가 인수하면 서원대는 환골탈태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 동문회나 시민단체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여기에는 진정으로 서원대의 정상화를 바라는 주민들의 걱정도 함께 녹아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현대백화점 그룹측의 행보에도 자기들이 표방하는 육영사업에 대한 의지 보다 장삿속으로 접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 백화점측이 상대방이 있는 채권을 당사자들이 모르게 인수한 다음 󰡐우리가 이렇게 했으니 학교를 넘겨라󰡑 하는 것이 비록 법적으로는 어쩔지 모르지만 통념상의 정당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굴지의 대기업이 자본적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고 교육적으로도 크게 공감을 받지 못한다는 약점을 잡아 항복을 권유하는 모양새이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의 축소판이라는 것이다. 또 백화점 측은 부인하지만 항간에는 거대한 장사꾼 집단인 재벌이 서원학원을 인수한 다음 학교를 외곽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택지 개발을 해 엄청남 차익을 실현 할 것이라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백화점측이 서원학원 인수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백화점그룹측의 홍보 자세에도 문제가 많다. 아무리 경청호부회장이 지역출신이고 해서 임의롭다고 하지만 계열사인 어느 케이블TV를 창구화 하는 것은 지역경시이다. 엄연히 그룹 홍보파트가 있는 만큼 그 채널을 가동하는게 상식이다. 케이블 방송이 인수하려는 게 아니고 백화점측이 당사자 아닌가. 마치 시혜를 베푸는 듯한 자의 오만이 비쳐진다.

백화점측은 박이사장이 채권에 대해 웃돈을 받고 넘기기를 바란다는 뉘앙스를 풍겨왔다. 그러면서 공인의 본분을 망각하고 개인 실리만 채우려고 한다며 그런 요구는 동의 할 수 없다고 선명성을 강조해 왔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수 포기도 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 거기에는 우리 아니면 누가 서원학원을 거들떠 보겠느냐 하는 자만이 깔려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서원대범대위가 “박 이사장이 현대백화점 그룹과 서원학원 경영권 이양을 놓고 물밑협상을 하고 있는데 100억원이 넘는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약수를 밝혔고 이에대해 서원학원 재단측은 “악의적인 발표로 0.1%의 가능성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현대백화점 그룹 측도 신문광고를 통해 우리가 인수한 채권을 인수가격 대로 인수하기 위해서는 박이사장이 취임시 약속한 부분을 모두 이행하고 그렇지 않으려면 채권 총액 196억원을 상환하라고 요구했다. 백화점 측은 이 금액보다 덜 주고 채권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아울러 차액이 발생한다면 그 돈 모두를 학교 등에 전액 기부한다는 통 큰 선심을 빼놓지 않았다. 이쯤에서 주문한다. 지역에서 현대백화점 그룹의 인수를 바라는 것은 맞지만 그렇지만 학교를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시키지 말았으면 한다. 그래서 현대백화점측의 진정성이 뭐냐라는 말이 나오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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