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국보를 비추는 거울

김덕근 시인, 신간 '내일을 비추는 거울'
청주 용두사지철당간·보은 법주사 석련지 등
과거 유산 아닌 서정성 담은 인문학으로 접근

2017.12.04 18:25:36

동남면 원경

ⓒ김덕근 시인
[충북일보]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충북의 국보(國寶)는 어떤 모습일까.

김덕근 시인(56)의 신간 '내일을 비추는 거울'은 단양에서 보은까지 도내 국보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문예지 '충북작가'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시인은 국보를 단순히 문화재의 관점이 아니라 향유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정서적 유대감을 찾고자 했다.

특히 청주 용두사지철당간, 충주 청룡사지보각국사탑 등 도내 국보 10점을 답사하며 옛 것의 의미를 넘어 현대인은 어떻게 바라보고 읽어야내야 하는지 화두를 던진다.

중앙탑 현재 풍경

ⓒ김덕근 시인
시인은 국보를 답사하는 동안 의도적으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했다. 말 그대로 발품을 팔아 시를 짓듯 글을 썼다.

국보 대부분이 불교유적들이고 산중에 있다 보니 버스를 타고 도보로 접근해야 했다. 그 오고가는 길이 시인에게는 '행선(行禪)'이었던 셈이다.

국보 41호인 '청주 용두사지철당간' 편을 보면 현재 광장화 된 철당간의 의미를 청주시의 랜드마크로 보고 있으며 철당간에 남아 있는 당간 기록은 금석학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용두사 당간 불사의 내력에 대해 소상히 밝혔으며 고려시대 이곡부터 조선시대 이승소, 현대의 장문석 시인에 이르기까지 용두사지 철당간을 소재로 시를 쓴 작품을 찾아 소개하기도 했다.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시를 통해 용두사의 역사적 가치와 위용을 드러낼 뿐 아니라, 당대 시인들의 삶과 그들의 서정성을 새롭게 살폈다.

이처럼 김 시인은 국보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과 장소, 국보와 관련된 시를 찾아 읽어내는데 주력했다.
ⓒ김덕근 시인
법주사 석련지에서는 '구름 위 연꽃방으로 길 떠나라', 안심사 영산회괘불탱에서는 '괘불 거니 오색구름 내려오고'라는 제목을 달아 각각의 국보를 읊은 시를 활용했다.

또 불교문화재에 대한 해설이나 국보의 옛 사진과 시인이 직접 촬영한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는 것도 좋은 볼거리다.

이종수 시인의 '황매화'나 허장무 시인의 '안심사 가는 길', 신경림 시인의 '중앙탑을 노래함' 등 여러 편의 연관 시들도 책의 의미를 더한다.

윤남석 수필가는 이 책에 대해 "적당한 일탈과 비장한 명철함으로 접근한 방식은 진실에 부합할 만한 실상의 속살과 놀라운 조우를 가능케 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말했다.

정민 평론가는 "이 글은 국보에 대한 특별한 순례기다. 김덕근은 연구자의 집념과 시인의 눈길로 점점 박제로 죽어가고 있는 대상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했다.

/ 강병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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