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군, 주민참여예산제도 첫 출발부터 삐걱

2018.08.28 13:08:52

[충북일보=증평] 증평군이 군 개청 이후 최초로 주민들이 직접 참여 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 운영하면서 실제로는 관 주도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본래의 목적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

28일 군에 따르면 지방 행·재정의 주민 참여요구 증대에 부응해 주민들이 직접 예산 과정에 참여하고, 예산 편성에 주민의사를 적극 반영 지방재정을 효과적으로 배분한다는 취지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한다.

운영은 주민참여 예산제도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예산편성을 위한 주민의견 수렴 및 부서검토, 주민참여예산 적정성 심의 후 부서별 사업 협의 조정을 거쳐 최종 예산편성에 반영한다는 목적이다.

군은 또 15명으로 구성된 증평군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의 적정성 심의 등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을 위한 필요한 모든 부분에 대한 지원 활동을 한다.

하지만 위원회 구성을 군이 직접 주도하고 나서 해석이 분분하다.

주민들이 스스로 구성해야 할 위원회를 군수가 지명하는 공무원 2명과 군수 추천 전문가 2명, 각 실·과장이 추천한 분야별 전문가 11명을 지정 했다.

결국 주민들은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의견만 낼 뿐 사업 필요성과 예산 배분 등 모든 결정권은 군이 쥐고 위원회는 모양만 내는 구조가 될 우려가 높다.

순수 민간으로 자유롭게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구성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증평군의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은 애초 시행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다.

이 제도는 올 초 예산제의 운영에 대한 각종 사업계획에 대한 사전 검토나 추진방안 등에 대한 적극적인 사전 절차가 미흡한 상태에서, 2019년 예산편성을 위한 주민설문조사를 홈페이지와 읍·면사무소에 비치한 설문지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주민들은 고작 223명에 불과 했고, 총 38건의 주민 의견을 모아 이 중 13건을 우선 추진 사업으로 정했다.

하지만 주민 의견 대부분이 △고장 난 가로등 수시점검 교체, △가로수 전지작업, △문화재 관리 △도로안전 보행 안전 관리 등 민원성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예산참여예산제도 운영의 본질 목적보다 서둘러 위원회를 구성하고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반면 전국적 주민참여예산 제 운영의 롤 모델이 되고 있는 진천군의 경우 모든 사업 추진과 결정권은 전적으로 순수 주민들이 결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위원회도 당연직과 전문직 모두가 배제된 순수 주민들로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행정기관 눈치를 보지 않는 민주주의 방식으로 운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도 주민들이 직접 제안하고 사업비 반영과 추진 등 모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진천군의 2018년 주민제안은 총 162건에 사업비 23억6천178만원에 128건 14억4천817만원이 예산에 반영돼 79%의 반영률을 보였다.

증평군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제도 시행에 앞서 모든 행정절차를 완벽하게 마무리하지 못하고 미흡한 상태에서 출발한 점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발전적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증평 / 조항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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