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政敵)과의 아름다운 동행

박근혜 등 인물 끌어안아 난국 돌파 성공 땐
이 대통령 포용과 신뢰의 리더십 구축 가능

2008.12.01 02:42:56

정적과의 아름다운 동행 '정치판엔 영원한 동지도 없고 적도 없다'. 정치인뿐 만 아니라 일반에게도 잘 알려진 통설이다. 아니 어쩌면 제일 깨지기 쉬운 불문율 같은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보면 그만큼 어제의 적이 몇십년 지기처럼 갑자기 친해지고 이념을 같이 나눌수 있는 곳이 정치판이며, 동지가 하루아침에 원수가 되는 곳 또한 정치판이다. '변신' '철새' 등의 용어가 낯설지 않은 까닭이다.정치인들은 입버릇 처럼 신의와 의리를 내세우지만 제일 이율배반적인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다.

어느 정치인이 ' 선거를 치르면서 다른 건 다 용서해도 상대 후보편에 선 사람은 용서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인사권을 쥔 경우에 이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사람의 성정상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든다. 저 사람이 내편 아닌데 끌어안고 갈 이유가 없으며 더구나 승진이나 중요 보직을 주기란 여간 큰 맘 먹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다.일개 지자체에서 이같은 일이 보편화 된다고 볼 때 대권을 거머쥔 마당에서의 진폭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정당의 지상목표가 정권창출 임을 감안해 보면 그 것을 달성하기 위한 어떤 수단도 합리화가 된다.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을 끌어온다거나 해당행위 등을 내세워 축출하는 등의 상반된 여러 유형이 바로 사람의 가치와 효용성, 아니면 몰가치성의 극명한 노출이다.

새정부 들어 10개월째 접어들지만 경제난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판국에 국면전환을 위해 정치권에서 , 특히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탕평인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열쇠를 쥐고 있는 이대통령은 '마이웨이'이지만 오바마 미국대통령당선자가 어제의 적이 었던 힐러리를 국무장관에 기용한 것을 계기로 박근혜의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즉 국정전반에 박근혜의 등장이 필요한 만큼 정적이었던 인물을 포용해 '아름다운 동행'으로 국면을 전환하라는 충고와 주문이다. 이대통령이 취임 초기 쇠고기 파동 촛불집회 등으로 소통에 중요함을 인지했다면 이제는 나라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인물도 끌어안는 통큰 모습을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치열한 당내경선에서 여론조사는 이겼지만 당내 대의원 투표에서 패한 박근혜 전 대표는 "내가 졌다는 거죠" 한마디로 패배를 승복해 감동을 줬었다. 그리고 백의종군으로 이명박후보를 돕겠다며 지원 유세를 벌였다. 꼭 박대표의 유세협조가 결정적인 것은 아니겟지만 어쨌든 이명박후보는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박근혜전 대표를 국정동반자로 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국무총리 기용설 등만 난무한 채 감정을 상하고 불신의 벽만 높아졌다. 박근혜측에서는 '가지고 노는거냐'는 분노에 가까운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었다.당시 시중에서는 대통령이 여자 한사람 못 끌어않는다라는 힐난이 적지 않았다. 이는 박근혜지지 세력의 재결집을 공공히 하게 만든 원인(遠因)이 되기도 한다. 그 후 총선때 친박의원들의 축출은 당내에서 차기 대권주자 박근혜의 위상을 아예 공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작금의 지금 친박(親朴). 월박(越朴), 복박(復朴),주이야박(晝李夜朴)등의 당내 사분오열은 그때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사람을 기용하고 버리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인사권자가 결정 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참모나 측근들의 의견이 참고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제 아무리 독단적이라 할지라도 기용후의 피드 백이나 여론 등의 저울질을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이 나라의 명운을 가를 만큼 중요한 자리일 경우 더 더욱 그렇다. 그런 연유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장고형이고 잘 안바꾼다고는 하지만 측근이나 참모들이 얼마나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려는 노력이 있었는가에 대한 것은 의문이다.

'포용의 정치' '정적과의 아름다운 동행'이 꼭 박근혜 한사람에게만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 자신도 '전 정권사람이라도 유능하다면 끌어다 쓸 것'을 주문했고 여당내에서도 정치적, 지역적 구분을 넘는 최고인재로 구성된 개각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아직도 논공행상을 해줘야 할 수많은 대기자들 때문에 쉬운일이 아닐지 모르지만 포용과 신뢰의 리더십을 위해서는 오바마 따라하기를 해도 괜찮을 듯 싶다.

논어 위정편에는 군자불기(君者不器)란 경귀가 있다. 군자란 그 크기가 물건을 담는데 불과한 그릇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식이 좀 잇다고 해서 누구나 군자는 아니다.지식과 아울러 인격을 동시에 갖추고 덕을 실천하는 인물이 바로 군자다.오기와 아집, 편견과 독선을 부리는 그런 편협한 인물은 결코 군자가 아니다.융통성이 풍부하고 포용력이 큰 인물이 참된 인물인 것이다.다시말해면 참된 인물은 포용력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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