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힘과 향부숙(鄕富塾)

2008.12.14 20:42:56

'세상은 사람이 바꾸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 '중국에 만리장성이 있다면 한국에는 장성아카데미가 있다'.

자치단체 교양강좌의 대명사로 일컫는 전남 '장성 아카데미'의 모토이다. '시골에서 잘 될까·'라는 비아냥을 말끔히 씻고 95년 부터 매주 1회 개최해 550회가 넘었다. 눈여겨 볼 대목은 단 한번의 결강이 없다는 점이다.우리나라의 내로라 하는 강사진으로 부터 강의를 들은 인원만 16만명이 훌쩍 넘는다.장성군 인구가 5만 2000명 정도임을 감안 할 때 주민 1인당 최하 3번씩 참여한 셈이다.또 이를 보고 전국 자치단체에서 앞다퉈 벤치마킹하는 행렬이 이어졌고,,'충북 청풍아카데미' 등 전국 70여 지자체에서 유사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재정자립도가 16%에 불과한 전남 시골 자치단체였던 장성군이 전국에서 정책개발과 혁신 부문에서 가장 앞서가는 지방자치단체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교육의 힘이었다.

장성 아카데미는 변화와 혁신을 주장하던 당시 김흥식 장성군수의 확고한 의지에서 시작했다.

3년전 필자와 인터뷰를 가졌던 김 군수는 "이 강좌를 통해 주민과 공무원들이 낡은 생각을 털어내고 끊임없이 변하는 지식정보화 사회에 대비해 경영의식을 갖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장성아카데미'는 공직자와 주민들에게 창의적인 마인드를 심어줬고, 장성 아카데미의 유명세는 장성을 널리 소개하여 예산확보에도 엄청난 기여를 하면서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의 토대를 구축했다. 이에 관한 모든 것은 ' 주식회사 장성군' 책자에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하다.

'경제특별도'에 이어 교육강도(敎育强道)를 표방한 충북도는 올해 부터 매주 목요일 청풍아카데미를 개최해 공무원들의 교양지식 강화와 정보마인드가 함양에 주력하는데 11일로 113회를 넘겼다. 이같은 추세로 본다면 장수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지자체 중에서는 진천과 괴산군 등이 혁신대학 등을 운영하며 공무원 경쟁력 강화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으며 제천시도 2003년 부터 격주 목요일 '시민과 함께하는 푸른 제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교육에 비중을 두고 있다. .

지자체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를 이루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여기에다 초빙강사들의 강연을 공무원만 독점하는 것에서 벗어나 주민들과 공유를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고 시간과 비용의 투자가치 효율성에서도 더 더욱 권장할 만하다.

지자체들이 교육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우선 세상 흐름을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받아들여 행정에 접목을 하는 게 하나이겠고 그 다음이 경제적 마인드를 심는 것을 들 수 있겠다. 비즈니스 행정을 추구하는 '직장인 학생'인 saledent(salary+student)들의 양성을 통해 경쟁에서 앞서보자는 취지의 시행이기도 하다. 직급별 다양한 교육과정 이수여부를 통해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밖에 관외 일반 교양적 교육도 나름대로 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관제성 교육만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예로 1년전 충북대행정학과 강형기교수가 만들은 향부숙(鄕富塾)이 얼마전 첫 수료생 111명을 배출해 눈길을 끌었다.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글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공부방은 일본 마스시타 정경숙(政經塾)을 본 따 만들었으며 전국의 5급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경쟁 선발해 영동과 청주에서 각계 강사들로 부터 한달에 6시간 강의를 1년간 수강했다. 향부숙은 공무원 승진이 목적이 아닌 생산성 향상을 위한 테마연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과정은 내년에 2기를 모집하는데 이미 입소문이 나 올해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 질 전망이다. 그런데 1기 수료생중 텃밭인 충청권 보다 호남지역 수강생이 제일 많았을 뿐 아니라 수업참여율도 높았다고 한다. 수료식날 때마침 호남지방에 눈이많이 와 교통사정이 나빳는데도 순천에서 기차와 택시를 갈아타고 8시간이나 걸려 끝내 수료식에 참석한 극성파도 있어 수료생들의 찬사를 듣기도 했다. 그들은 직장이 아닌 사회에서의 배운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교수 말에 의하면 내년에는 아무래도 지금보다 교육여건이라든지 하는 것이 나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럴 경우 지역의 공직자들이 시간을 쪼개서라도 민간이 펴놓은 학습마당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지않을까 싶다. 예기(禮記)에 나오는 것 처럼 '사람에게 가르쳐 주거나 스승에게 배우거나 모두 나의 학업을 증진시킨다'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실행은 곧 나와 지자체.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tool)이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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