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워룸'은 없는가

2009.01.11 17:45:29

연초 정우택지사의 도민에게 드리는 신년인사말을 유심히 읽어보았다. 대통령이 신년연설을 통해 한해의 국정지표를 천명하고 실천의지를 국민들에게 다짐하듯 지방정부 수장인 지사 역시 일년간 도정을 이끌 좌표 설정과 실무에서 추진해야할 큰 틀의 그림을 도민들에게 공개하는 신년사는 중요한 뉴스가치를 함유하고 있다. 

3년차를 맞는 올해가 정지사에게는 여러모로 매우 의미있는 일년이 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나 향후 로드 맵에 대한 깊은 고뇌와 함께 당장 곳곳서 드리워지고 있는 불황의 깊은 그늘을 제거해야 하는 도정 책임자로서의 심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같이 불투명함 투성이인 현실을 명민한 정지사가 모를리 없기에 인삿말 한자 한자에 자신의 의지가 제대로 담아졌는지 숙독의 시간을 가졌으리라 여겨진다.

국정이나 도정의 모든 역량을 경제난 극복에 맞출 수 밖에 없는 가운데 대통령의 신년연설에는 '위기'라는 표현이 무려 29차례나 언급되면서 비상경제정부구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국정운용계획을 밝혔다. 정지사 역시 민선4기 도정목표를 실질적으로 완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임을 인식하고 경제특별도 신화 창조와 도전과 변화의 도정을 구현하겠다고 표명했다. 그러나 연설문 총론에서는 불안한 경제상황 극복이 과제라는 아젠다는 제시하고 있지만 행간에서는 대통령이나 정부, 경제계, 국민이 느끼는 절박한 위기의식의 체감 과는 다소 거리감을느꼈다.

재정의 90%를 상반기 조기 배정하고 국책사업과 대규모 민간공사에 지역업체 적극 참여를 통한 지역건설업 활성화와 투자 유치의 지속, 산업인프라 확충 등은경제를 조속히 회복하는데 분명 필수적인 사항이지만 해외시장 개척이나 재래시장 활성화,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 등은 추상적인 측면으로 신선감이 뒤떨어지는 것이다.

정지사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서도 "실용을 중시하는 정부로서는 오송 오창지역으로 입지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그러면서" 정치적 논리가 개입된다면 무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퇴로도 함께 열어놓았다. 그렇다면 '실용'이 상수라고 할때 '정치적 논리'는 변수가 되는 것인데 이 변수에 대한 대비는 없다는 말로 들린다. 인근 대전시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해 대덕특구와 연계하는 전략을 발표하고 차별화된 제안서를 정부 및 정치권에 제시하는 한편으로 관련 기관이 총망라해 역량 결집에 나서기로 하는 등의 행보는 경계할 만한 '변수'가 될 것 같은데 정지사의 의중속에 어떤 강점을 가지고 '반드시' 유치할지 관심사이다.

경제특별도 완성의 핵심인 기업 유치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17조원을 돌파한 여세를 몰아 올해는 20조원을 목표로 하는 것 같은데 지금같이 급속도로 내수와 투자가 얼어붙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면 수정이 불가피 해 보인다. 반발이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지방발전대책과 시·군별 불균형 해소,농업명품도 육성, 아름다운 녹색충북 실현 등의 나열도 귀에 익은 시책들이다. 시책과 정책이 거의 장기적 투자와 진행을 기본으로 하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적어도 작금같은 돌발상황에는 독자적이고 단기 효과를 거둘수 있는 '정우택표' 카드가 던져졌어야 하는게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면 건설업체를 비롯한 기업들의 자금경색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가용한 방안(경제특별도 펀드 등 이외에)이라든지 숫자 보다는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늘리는 구체안 제시 등 을 들수 있겠다.

정지사가 설파하고 있는 마지막 결론인 지역의 미래를 개척하는 생존전략은 도전뿐이라는데는 절대 공감한다. 대통령이 청와대 지하벙커에 비상경제대책회의격인 워룸(war room)을 만들어 가동하는 것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도전의 구체화와 실현의지의 표출이다. 전대미문의 소리없는 총성의 전장에 최고사령관이 직접 독전(督戰)에 직접 나선것이니 일선 지휘관들은 긴장하고 솔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충북도도 경제특별도 완성과 경제난 타파를 위한 워룸이라도 만들어 진짜 충북만의 빛나는 한해를 만든다면 정지사의 바람대로 '기회와 희망속에 살고싶은 충북'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