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작심(作心) 아직 늦지 않았다

2009.01.21 19:20:29

기축년(己丑年) 새해맞이를 한지 한달이 다가고 있다. 누구나 새해를 맞으면 새로운 각오와 계획을 한다. 그리고 한해를 보내는 연말이 되면 지나온 일 년에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뒤돌아보면서 뿌듯함 보다는 아쉬움을 더 많이 토로하곤 한다.

그리고 또 다시 연 초가 시작되면 "금연을 하겠다느니 다이어트를 하겠다느니 무엇인가를 하겠다" 는 결심을 한다. 그렇지만 그 결심은 며칠이 아니 가서 이런 저런 핑계로 무너져 내리기 십상이다. 이루지 못하는 계획 앞에서 허망해지는 자신에 대하여 어떤 합리적인 핑계를 만들어 위로 받곤 하는 것이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아닌가 쉽다.

이와 같이 결심한 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을 일컬어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한다. 작심(作心)이란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는 뜻으로서 신중성을 나타내는 의미로 쓰이지만, 보통 마음을 단단히 먹기는 했지만 삼일이 지나면 그 결심이 흐지부지 되고 만다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부정적 의미로 각인된 이 ··작심삼일··을 어떻게 하면 지금이라도 기축년 한해를 긍정의 작용으로 역전 승화시켜 나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먼저, 이제라도··작심(作心)이라도 하자··는 것이다. 어차피 지키지도 못할 계획을 무엇 하러 세우냐고 스스로 체념하지 말자. 그리고 주위에서는 ··지키지도 못할 거면서 무엇 하러 계획을 세우느냐···고 핀잔을 주는 것을 삼가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말처럼 무언가를 안 될 일을 걱정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음은 없을 것이다.

또··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하지만 오르지 못할 나무라도 일단은 쳐다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래야 그 나무를 오를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할 수 있듯이 무엇이든 일단은 작심을 하고 시작을 해야 그 일을 성취할 수 있지 않겠는가·

꿈이 있어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여 이룰 수 있듯이 작심이라는 것은 계획임과 동시에 작은 소망, 즉 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꿈이 없으면 꿈은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다. 오늘 미국의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럭 오바마··가 취임식을 갖는다. 그는 선거 기간 중 ··We have a dream!··을 외침으로 모든 미국국민들의 가슴에 꿈을 심어주었다. 그 꿈이 실현되고 안 되고는 그 다음의 문제이다. 일단은 꿈을 갖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과 같이 작심 자체라도 큰 진전이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누구든지 무엇인가를 작심하였다면 그의 생각과 행동은 자연스레 실현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며 노력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3일 만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지레 걱정은 접어두고 일단은 작심을 하고 시작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인식해 보자.

삼일을 실천하기 위하여 하루만 더 참고 실천하겠다는 작일(作一)이나 하루에 오전, 오후, 저녁 삼세번의 작심을 참고 실천하는 것은 좀 더 쉬운 방법이 아닐까 한다. 계단을 오를 때 계단 전체를 바라보면 지루하지만 한 계단씩을 살피며 순차적으로 오르고, 천리 길도 한걸음씩 가듯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가면 되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장거리 행군이나 마라톤을 하다가 쓰러지거나 포기하는 것은 결국 한 걸음 때문이다.

역설일지 모르지만 어찌 보면 작심열흘은 하기 흔들어도 작심삼일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러기에 한번에 작심열흘을 할 수 없다면 작심삼일을 세 번을 하면 된다. 이렇게 작심삼일을 끊이지 않도록 10번을 반복하면 한 달이 되는 것이고 그렇게 열두 번을 하면 1년이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작심삼일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작심삼일만 해도 충분한데 고작 삼일도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임을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2009년이 시작되어 한달이 다 가고 있는 지금.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고 본다. ··작심삼일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희망을 갖고 올 기축년(己丑年)은 ··소··처럼 근면과 성실하게 살아가 보자는 꿈을 다시 한 번 작심(作心)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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