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이야기 - 치킨게임(chicken game)

2009.02.12 19:41:50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2008년 4/4분기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최근 독일 키몬다의 파산 선언, 일본 엘피다의 공적자금 신청 등 반도체산업의 구조개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최근 2년 간 이어진 반도체업계의 '치킨게임'이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치킨게임은 본래 195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놀이로 두 대의 차가 마주 보며 돌진하다 충돌 직전 어느 한 명이 핸들을 틀어서 치킨(겁쟁이)으로 몰리거나 아니면 충돌함으로써 모두자멸하게 되는 게임이다. 이후 1950 ~ 70년대에는 미국과 구소련간 극심한 군비경쟁을 지칭하는 데 널리 이용되기도 하였으며 최근에는 가격하락 속에서 생산량을 계속 늘리는 기업들의 출혈경쟁에 빗대어 자주 쓰이고 있다.

반도체시장의 경우 10여년간의 호황 속에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출혈경쟁을 해 왔다.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도 공급경쟁이 지속되어 이를 대표적인 치킨게임으로 꼽고 있다. 공급과잉, 가격하락, 수익성 악화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치킨이 나올 때까지 경쟁이 지속되어 온 것이다. 그러던 중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동반침체의 영향으로 경영실적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자 감산, 파산, 합병 등 업계재편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치킨게임이 마무리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은 경쟁사들에 비해 앞선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치킨게임 이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여 경기 회복기에 약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충북본부 기획조사팀 박나연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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