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첨단시설 체육관 앞 '생뚱맞은 망루'

시민들 "정부청사에 불법 시설까지 생기다니"
정부청사관리본부 "철거해 시민 보행권 보호"

2021.07.18 15:49:23

오는 8월 준공될 예정인 정부세종청사 체육관(제3복합편의시설)의 7월 17일 모습.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17일 오후 2시 50분께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6동(국토교통부·환경부) 출입문 앞.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토요일인데도, 다음달 준공 예정인 정부세종청사체육관(제3복합편의시설) 주변에서는 수십 명이 마무리 공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평일과 달리 전국에서 모인 시위대들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청사 출입문 바로 옆에는 각종 현수막과 함께 철골로 만들어진 3층 높이의 망루(望樓) 하나가 생뚱맞게 들어서 있었다.

인근에 정부청사 대강당이 있어 일반인 출입도 잦은 곳이다. 망루는 최첨단 방식으로 지어진 체육관이나 정부청사 건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은 물론 폭우나 태풍에 허물어질 것처럼 불안해 보였다.

전국적 조직을 갖춘 모 노동조합이 지난달 6일 설치한 것이다.

전국적 조직을 갖춘 모 노동조합이 지난 6월 6일 정부세종청사 6동(국토교통부·환경부) 출입문 옆에 설치한 철제 망루(붉은 색 동그라미 안). 7월 17일 오후 2시 50분에 찍었다.

ⓒ최준호 기자
망루 옆에는 경찰 버스 2대도 배치돼 있었다. 현장 부근을 지나던 윤설희(47·주부·세종시 도담동)씨는 "현 정부가 들어선 뒤 정부청사 주변에서 종전보다 시위가 훨씬 더 잦아진 것 같다"며 "국정 운영에 문제가 많은 게 아니냐"고 말했다.

서 모(55·회사원·세종시 어진동) 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가끔 청사를 들를 때마다 시위대를 보게 돼 기분이 언짢았다"며 "이젠 정부청사에 불법 망루까지 생기다니 어이없다"고 했다.

정부세종청사가 전국적 집회·시위 장소로 자리잡으면서 청사 근무 공무원이나 시민들은 소음, 경관 훼손,교통 안전 위협 등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다.

오는 8월 준공될 예정인 정부세종청사 체육관(제3복합편의시설)의 7월 17일 모습.

ⓒ최준호 기자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세종청사에서 발생하는 집회와 시위는 하루 평균 13건(평일 기준)에 달한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에도 현수막을 비롯한 관련 시설과 용품들은 대부분 철거나 수거되지 않은 채 현장에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청사관리본부와 세종시·세종경찰청은 지난 13일 "세종청사 주변 인도와 차도에 불법으로 설치된 망루·현수막 등을 철거해 시민들의 보행권을 보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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