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수도권 인구 집중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 간의 '토지자산(土地資産·땅값)' 격차도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으로 서울과 주변 지역에 총 30여만 채 규모의 '3기 수도권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과 자산가치 상승 효과로 인해,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토지자산은 인구보다도 지역 간 불균형 심해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 결과(잠정)' 자료를 최근 함께 발표했다.
매년말 기준으로 작성되는 국민대차대조표(國民貸借對照表)는 나라 경제의 3대 주체인 가계·기업·정부의 전체 자산(부채+자본)을 나타낸 통계다.
이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국부·國富)'은 2019년보다 1천93조9천억 원(6.6%) 늘어난 1경7천722조2천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토지자산은 전체 비금융자산(1경7천215조2천억 원)의 56.2%인 9천679조4천억 원이었다. 연간 증가율이 비금융자산 증가율(7.4%)보다 높은 10.5%에 달했다.
특히 토지자산은 인구보다도 지역 간 불균형이 훨씬 더 심했다.
서울의 경우 2019년말 기준으로 면적은 전국(10만412.6㎢)의 0.6%인 605.2㎢에 불과했다. 또 주민등록인구(외국인 제외)는 전국(5천184만9천861명)의 18.8%인 972만9천107명이었다.
하지만 토지자산은 전국(8천762조4천697억 원)의 26.9%인 2천359조9천853억 원이나 됐다.
같은 기준으로 강원도는 면적이 전국의 16.8%인 1만6천829.7㎢,인구는 3.0%인 154만1천502명이었다. 그러나 토지자산은 전국의 2.7%인 238조541억 원에 그쳤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토지자산 추이
ⓒ통계청·한국은행
◇수도권이 차지하는 토지자산 비중 꾸준히 상승
충북일보는 두 기관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권역(圈域) 별 '행정구역 면적과 토지자산 비중 간 차이'도 분석했다.
그 결과 2019년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토지자산이 면적보다 높은 곳은 세종을 포함한 8개 특별·광역시와 경기·제주 등 10개 시·도였다.
반면 나머지 7개 도(道)는 각각 면적이 토지자산 비중보다 더 높았다. 땅값이 상대적으로 더 싸다는 뜻이다.
강원과 제주를 제외한 4대 권역 별 면적 비중은 △영남(부산,대구,울산,경남·북) 32.3% △호남(광주,전남·북) 20.8% △충청(대전,세종,충남·북) 16.6% △수도권(서울,인천,경기) 11.8% 순으로 높았다. 또 토지자산 비중은 △수도권 57.2% △영남 21.8% △충청 9.5% △호남 6.7% 순이었다.
이에 따라 면적보다 토지자산 비중이 높은 권역은 수도권(45.4%p) 뿐이었다.
나머지 3개 권역의 경우 토지자산이 면적보다 △호남은 14.1%p △영남은 10.5%p △충청은 7.1%p가 각각 낮았다.
수도권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토지자산 비중은 △2017년 56.6% △2018년 56.9% △2019년 57.2%로 계속 높아졌다.
결국 수도권이 지방보다 땅값이 더 많이 오른 셈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토지자산 증감률 추이
ⓒ통계청· 한국은행
◇세종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인당 토지자산액 감소
국민 1인당 토지자산액은 2018년 1억5천871만5천522 원에서 2019년에는 1억6천899만6천976 원으로 1천28만1천454 원(6.5%) 늘었다.
또 2019년 기준으로 시·도 별 주민 1인당 자산액은 △제주(2억8천987만873 원) △세종(2억7천552만7천270 원) △서울(2억4천256만9천570 원) 순으로 많았다.
반면 △광주(7천940만7천10 원) △대전(1억536만1천625 원) △전북(1억1천936만2천511 원) 순으로 적었다.
한편 전국에서 1년 사이 토지자산액이 줄어든 지역은 세종 뿐이었다.
인구 증가율이 높은 세종은 2019년 자산액이 전년(2억7천878만9천113 원)보다 326만1천843원(1.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차지하는 순위도 2018년 1위(2위 제주, 3위는 서울)에서 2019년에는 2위로 떨어졌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