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복단지와 정우택지사의 올인

2009.05.03 19:01:23

정우택지사는 지금 일생일대의 '중차대'한 시험을 목전에 두고 있는 수험생이다. 그 시험의 결과는 정치인 정우택의 향후 행보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흉중(胸中)에 어떤 생각을 품고있는지 알수는 없지만 지사에 재도전을 하든, 아니면 여의도로 재 진출해 중원야망론을 키워나가든간에 꼬리표 처럼 따라다닐 것이다. 특히 전자의 경우처럼 내년 지방선거에 심판을 다시한번 받을 생각이라 더 더욱 이번 시험을 잘 치러야한다. 정치생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의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중차대'한 시험이라는 것은 다름아닌 다음달 말 입지가 확정되는 첨단복합의료단지의 오송 유치 여부이다.

3년 외친 경제특별도 건설 도민의 반응은 회의적

경제특별도의 기치를 내걸고 나름대로 혼신을 기울인지 3년이 지난 현재, 도민들의 냉정한 평가는 '기업 유치고 뭐고 많이 했다고는 하는데 체감은 글쎄…'로 압축된다. 이는 140여 기업으로부터 2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유치 실적을 자랑하고 있지만 실제로 생산이나 고용창출의 효과가 미미해 당장 뭔가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심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 정지사나 관계자들은 도민들의 조급증을 원망하지만 경제난의 심화속에 그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정서적으로 수용이 안되는 일면이 분명 존재한다.

정지사의 핵심 시책인 충북아젠다 2010+알파 계획은 그의 임기말 해인 내년에 도민 1인당 소득을 3만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이 역시 지금 상황으로는 실현 불가능 해 보인다. 2007년도 공식통계를 보면 충북도민 1인당 GRDP(지역내 총생산)은 1천928만원으로 당시 환율을 900원으로 환산해도 2만1천달러에 그치고 있다. 요즘 환율로 따지면 1만5천달러정도로 더 내려간다. 산업 인프라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울산의 4천927만원(5만4천달러)과는 시쳇말로 '잽'이 안된다.

여기에다 세계적 불황의 파고로 우리나라의 각종 경제관련 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암울한 실상에서 앞으로 1년여 남은 정지사의 임기종료 싯점까지 3만달러를 달성한다는 것은 '경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오르지 못할 산으로 남게 됐다.

바로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라도 정지사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올인을 해야 하는 부담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특별도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내세웠던 하이닉스 증설공장을 유치할 당시만 해도 8조7천억원 투자 등 관련 부가가치가 당장이라도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불황으로 지금은 이 회사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관점에서 경제적으로 ,또한 정치적으로도 이같은 민심의 기대저하를 일거에 만회하고 보장받을 수 있는 대안이 첨단의료복합단지임을 정지사가 모를리 없고 그래서 나름대로 노심초사 중임이 감지된다.

하이닉스 등 민간기업은 국내·외 경제상황이라는 '변수'에 맞물려 호황과 침체의 불안정이 공존하지만 첨복단지 같은 대형 국책사업은 안정적 투자와 관련사업의 동반 성장이라는 '상수'가 존재하므로 실제 과실 및 홍보효과에도 그 이상의 메리트가 있다.

세종시 논란 등에서 소극적 자세이던 정지사가 첨단복합단지 유치에 그 어느때 보다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것 자체가 지사 정우택의 4년간 공과가 단 한번에 평가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임을 잘 알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치생명' 걸고 오송 유치 나서야 모두 살수있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대중이 모인 공공장소 등에서 정지사는 오송 유치를 선창하며 간절함을 전파하고 있다. 또 6일 열리는 대규모 도민궐기대회는 도민들의 의기투합과 결집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그 선봉은 정지사 몫이다.

첨복단지의 오송 유치는 정지사 개인의 양명을 떠나 소외감에 상처 난 충북도민의 마음을 씻어줄 수 있는 치유제이기도 하다. 도민이 외면하는 도지사가 무슨 소용 있겠는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입지확정 발표까지 정지사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서라도 오송유치에 '올인'을 해야 한다. 특히 대구쪽의 정치적 접근을 차단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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