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산골분교에 도시학생 '북적'

무료 방과후 프로그램 대전 학생들 전입 올해 2배늘어

2009.06.08 14:29:03

무료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학생을 유입시켜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몰렸던 옥천군 초등학교 분교를 살려낸 학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충북 옥천군 증약초(교장 김유홍) 대정분교(분교장 이기분)는 지난 2007년 전체 학생 수가 16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배인 33명으로 늘어났다.

이 분교가 대도시로 전출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도 불구하고 학생수가 늘어난 것은 무료로 운영하는 수준 높은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인접한 대전에서 학생들을 역으로 전입시켰기 때문이다.

이같이 대전 학생들을 유입시킨 것은 지난 2007년 3월 이 학교로 부임한 이은자 교장(현 옥천교육장.여)과 태봉추 교감, 학부모의 열정이 합쳐지면서 가능해졌다.

이 교장은 시골학교의 문화적 소외감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던 중 학부모들로부터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배우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졸업 동문들과 학부모,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도움을 요청, 피아노 7대를 마련해 전교생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대정분교는 피아노, 플롯, 바이올린, 영어, 종이접기, 주산 등 방과 후 프로그램운영에 전력을 다하면서 유치원을 포함한 전교생까지 영어 동요 파일을 활용해 오전 20여분의 중간놀이 시간에 영어 동요를 부르고 매월 교내 동요대회도 개최했다.

또한 본교인 증약초 학생들과 함께 군내 마을회관 및 정신요양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미니 콘서트를 열고 있다.

대정분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고 인근 대전광역시 주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대전에서 전학을 오는 학생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 부터이다.

대정분교의 학생 수는 2006년도 18명, 2007년도에 16명으로 매년 줄어들던 상황이었으나 방과 후 프로그램이 정착하면서 지난해 22명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 11명이 더 늘어 현재는 33명에 이르고 있다.

전입온 학생들의 학부모는 대부분 대전에 직장이 있는 사람들로 대전과 가까이 위치한 대정분교의 질 높은 방과 후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한다는 소문을 듣고 온 것이다.

이 분교는 지난 1935년도 군북구민학교 대정간이학교로 개교해 지난해까지 1천34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나 지난 1993년 분교장으로 개편된 이후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에 따라 폐교 위기에 처했었다.

태봉추 교감은 "분교장에서는 매월 1차례 학부모 회의가 마련돼 학사 관리와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성과 등을 토론한다"면서 "이 학교의 수준 높은 방과후 프로그램이 주목받으면서 인접학교 등의 벤치마킹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옥천 / 윤여군기자 yyg5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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