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 주변 상점 40% "6개월도 못버텨"

일평균 매출 31% 감소

2009.06.30 20:36:16

#1. 청주에서 수년째 슈퍼마켓을 경영해오던 A씨는 지난해 '울며 겨자먹기'로 매장을 대형유통업체에 넘겼다.

인근지역에선 그래도 가장 큰 매장이었기에 매출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대형유통업체의 SSM(기업형 슈퍼마켓, Superr Supermarket)이 입점한다는 소문이 사전에 나돈데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SSM이 입점하면 장사가 안 될 것이니 자리를 넘기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 결국 자리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2. 최근 청주지역에 새롭게 문을 연 SSM 주변 동네상점들은 요즘 죽을 맛이다.

SSM이 손님을 끌기 위해 특판상품 패키지를 구성해 매일 순번에 따라 덤핑가격 수준으로 할인판매를 진행, 주요물품이 특판상품과 겹치는 상점의 경우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겹살의 경우 100g에 동네식육점은 1천670원인데 반해 SSM은 870원의 행사가를 적용하고 있으니, 절반 가까이 나는 가격차로 경쟁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대기업 SSM진출 중단하라"

30일 청주시 서문동 홈플러스 성안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이 대기업의 SSM진출 중단 등을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지역상권을 초토화 시키고 있는 SSM의 무차별적 공세에 주변 중소상점 10곳 중 4곳은 6개월도 버티기 힘들 정도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54개 SSM 주변 소상공인(수퍼마켓, 야채·청과, 정육점 등) 226곳의 현장을 직접 방문해 SSM 입점으로 인한 영향과 부당·피해 사례 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경영상태에 비춰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란 질문에 전체 업체중 24.1%가 '3개월 미만'이라 답했다.

또 '3~6개월 미만'이라는 업체도 17.1%에 달했다.

특히 SSM 입점 이후 일평균 매출액은 30.8% 감소했으며, 전체 업체중 87.2%는 앞으로의 경영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SSM의 무차별적 공세 유형으론 △덤핑판매 수준의 가격할인 △사은품 제공 등의 과도한 호객행위 △무차별 전단지 배포 등을 꼽았다.

실제 오픈 2개월 전부터 고객 모집인원을 채용해 입점 예정지 주변 아파트단지, 주택가 등에서 고객카드 가입 신청을 받고 사은품을 배포하는 등 입점 이전부터 상권장악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곳도 많았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중앙회 조유현 정책개발본부장은 "막대한 자본력과 대규모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 SSM과 동네 구멍가게가 공정경쟁을 한다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대·중소 유통업간 양극화 심화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합리적 제한 장치 마련과 중소상인의 생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전창해기자 wide-s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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