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개 점포·노점 '문 닫았다'

15일 청주육거리종합시장 상인들 '철시'… 홈플러스 규탄대회

2009.07.15 19:16:53

청주지역 12개 재래시장 상인들이 홈플러스 청주점의 24시간 영업에 반발해 15일 철시를 단행한 가운데 도내 최대 재래시장인 청주육거리종합시장 안도 문을 닫은 점포들로 썰렁한 분위기다.

ⓒ김태훈 기자
15일 오전 10시 충북도내 최대 재래시장인 청주육거리종합시장 안은 황량함 마저 감돌았다.

홈플러스 청주점의 24시간 영업에 반발해 시장내 1천500여개 점포·노점이 이날 하루 철시(撤市)를 했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점포 문을 연 일부 상인들도 철시에 동참하지 못한 미안함에 불도 켜지 않은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렇다보니 시장 안을 지나는 주민들도 가뭄에 콩 나듯 했다. 간혹 철시 소식을 미리 듣지 못하고 시장을 찾은 일부 주민들은 곳곳에 붙은 '철시 알림글'을 본 후에야 고개를 끄덕이며 발길을 돌렸다.

같은 시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홈플러스 청주점 앞은 점포 문을 닫고 집회에 참석한 상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도내 12개 재래시장에서 철시에 가담한 상인 중 1천여명이 홈플러스 규탄집회를 위해 모였기 때문이다.

대형 현수막과 깃발, 피켓 등을 준비한 재래시장 상인들은 홈플러스의 24시간영업철회와 SSM확장 철회, 상생협약 체결 등을 촉구하며 연신 구호를 외쳤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마트를 찾은 일부 소비자들은 상인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서둘러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상인 김모(55)씨는 "홈플러스가 24시간 영업에 나서면서 경쟁업체들까지 무차별적인 싹쓸이 영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동네 구멍가게까지 몰락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우려했다.

이날 집회엔 일부 유통협회도 동참했다.

지역상권을 독점하고 있는 대형마트와 SSM 때문에 납품처가 크게 줄어든데다 이들은 지역상품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용택(58) (사)한국계란유통협회 충북지부장은 "대형마트나 SSM과 지역점포가 가격경쟁이라도 붙으면 마진을 최소한으로 줄인 채 울며 겨자먹기를 납품을 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의 등살에 2중3중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상인 변모(41)씨는 "항의 방문이나 대규모 집회 등이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결국 재래시장 상인들의 의식변화와 경쟁력 강화만이 살 길 아니겠냐"며 "다만 상인들이 대기업과 좀 더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만은 반드시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 전창해기자 wide-s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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