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투수' 한화 송진우, 이제 추억속으로

등판 때마다 기록 '살아있는 전설'

2009.08.16 19:01:39

"부러워할 만한 선수가 있다면 송진우 뿐이죠."

절대 깨지지 않을 기록이라고 평가받는 '0점대 평균자책점' 보유자인 선동열 삼성 감독조차도 송진우 앞에선 부러움을 내비친다.

16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한화 이글스 송진우.

1965년 2월16일생인 그는 충북증평고-청주 세광중-청주 세광고-동국대를 거쳐 1989년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 전신)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다.

이미 아마 시절부터 국가대표 에이스로 이름을 떨쳤던 송진우는 데뷔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낸다.

특히 데뷔 4년차이던 1992년 시즌에는 19승 8패 17세이브라는 성적을 거두면서 다승왕과 구원왕을 동시에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대위업을 세우기도 한다.

이후에도 1996년과 1999년 15승을 올리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송진우는 매 시즌마다 건재함을 과시하며 진정한 '불사조'의 명성을 이어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예전의 불같은 강속구는 사라졌지만 노련한 투구운영과 정교한 제구력으로 마운드를 꾸준히 지배했던 것.

그러나 올 시즌 들어서는 구위가 크게 떨어져 지난 4월26일 잠실 두산전에서 43세 2개월 10일의 나이로 등판해 최고령 경기출장 신기록을 세운 이 후 더 이상 팬들 앞에 설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가 21년간 통산 671경기에 출장해 세웠던 기록들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페이지를 장식했다.

지난 4월 대전 두산전에서 그는 국내 선수 최초로 개인통산 3천이닝(3천3이닝)을 돌파하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랐다.

앞서 지난 2006년 8월 광주 KIA전에서는 200승을 달성했고, 이후 10승을 추가해 개인통산 최다승(210승 153패 103세이브)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또 2008년 6월 대전 히어로즈전에서는 사상 첫 2천 탈삼진을 돌파한 뒤 통산 2천48탈삼진을 달성했다.

송진우의 기록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놀랍다.

130여년 역사에 빛나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사이 영(7천356이닝)을 시작으로 총 129명이 3천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하지만 현역투수 중에서는 톰 글래빈(4천413⅓)을 포함해 단 6명 뿐이다.

특히 선발-중간-마무리 등 투수의 보직을 모두 소화한 점을 고려하면 기록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200승-100세이브-2천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13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존 스몰츠(210승 154세이브 3천11탈삼진)가 유일하다.

4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계속 선수인생을 이어가겠다는 투지를 불태웠던 송진우를 이제 더 이상 마운드에서 만날 수 없게 됐지만 그의 철저한 자기 관리와 불굴의 투지는 후배 선수들의 롤모델로, 그의 위대한 기록들은 프로야구 팬들의 마음속에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 송진우'로 남게 됐다.

/ 전창해기자 wide-s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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