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정치

2009.08.19 16:25:10

이경미

충북여성단체협의회 사무처장

언론에 정치인들의 행보가 연일 보도되고 각종 행사장에서 정치인들의 면면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을 보면 또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구나 실감하게 된다.

'정치는 마약과 같아서 한번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아마도 권력이 주는 달콤한 맛을 빗대어 하는 말인 듯하다.

이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국민의 뜻과는 무관하게 권력유지에만 혈안이 되어있거나 권력의 언저리에서 기웃대며 개인의 영달을 꾀하는 정치인의 행태를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부류들에 의해 치부를 들어 낸지 이미 오래인 정치는 혐오스러운 것, 믿을 수 없는 것이 된지 이미 오래이며 가장 부도덕한 집단으로 치부되고 있는 정치권의 현실은 비단 정치인 뿐 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슬픔이라고 하겠다.

이렇듯 국민들의 마음이 얼어붙고 있음에도 우리의 정치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채 자꾸만 국민과 반대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지방자치이후 여성계에서는 이러한 정치문화를 개혁하고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적 정치, 부패한 밀실정치라는 기성정치의 결점을 바꿀 수 있는 정치 민주화의 대안으로 여성의 정치참여를 제시하였다. 즉, 지방자치는 평화 지향적이며 대화와 타협적인 특성을 지닌 여성에게 더 적합하며 여성은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정책형성과 이해관계의 조정을 원만히 이끌어 평화로운 정책추진으로 정치의 선진화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 정치와 달리 생활 정치와 연관된 부분이 많은 지방정치는 환경, 교육, 건강, 육아문제 등 여성의 관심사와 많이 일치하기 때문에 주민의 필요에 부응할 정책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여성계의 기대이며, 실제로 열악한 가운데에서도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몇몇 여성의원들은 여성정치참여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어 여성정치참여의 필요성은 사회적으로 넓은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요구와 달리 정치의 문은 여성들에게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이 철옹성의 문을 열기위해 충북여성계가 함께 힘을 모으기로 하여 그 결과가 기대된다.

18일 충청북도여성단체협의회가 '2010년 지방선거, 여성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여성정치포럼을 시작으로 여성정치참여확대를 위한 충북 여성계의 본격적인 활동이 전개될 것이라 한다.

특히 활동의 방향에 있어서도 과거의 여성정치세력화 운동이 '결과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 한다'는 이상주의적인 운동이었다면 새롭게 전개되는 향후의 여성정치세력화 운동은 '결과(성과)를 목적으로 한다'는 데서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성들은 오랫동안 남성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전유물이었던 달콤한 정치의 맛, 권력의 맛을 이제 나누자고 말한다. 그녀들은 개인의 영달이나 특권층을 위한 것이 아닌 국민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민의를 실천하는 참 정치의 맛, 참 권력의 맛을 국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제도의 개편을 제안에 따라 정치권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띄게 될 전망이라고 한다. 현 정치의 불합리성을 개선하기위한 제도개편이라면 평등한 정치 민주화를 희망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우려 여성의 정치참여를 지원하고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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