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충북도의회 1년..한심한 ‘성적표‘

연봉은 4천만원...집행부 감시 견제는 미흡

2007.07.05 09:17:15

제8대 충북도의회도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이들의 지난 1년간 성적표에 대해 한마디로 “한심하다”는 총평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부터는 도의원 역시 유급제가 돼서 매월 1인당 의정활동비 150만원, 월정수당 183만원 등 333만원씩 꼬박꼬박 지급되고 있다.

지역의 혈세에서 연간 4천만원씩 받기 때문에 종전의 무보수 명예직 때보다 주민을 위해 더욱 더 봉사하고 의회 본분을 다해야 하지만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 것이다.

도의회는 올 들어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반복해서 정우택 지사의 ‘인사의혹’을 제기하자 ‘인사특위’를 구성해서 규명하겠다고 나섰으나 내부에서 ‘친 정 지사’측 의원들의 반발로 ‘인사특위’가 행정자치위원회의 행정사무조사 활동으로 ‘격하’됐다.

그러나 의원들은 자신들이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던 이 행정사무조사계획마저 집행부에서 재의를 요구해 오자 아예 부결시키는 ‘자기 부정’을 저질렀다.

여기에는 한나라당 내부 경선에서 이명박 전 시장을 지지하는 ‘오장세 의장측’ 의원 10명이 반대편에 있는 정 지사와 ‘친 정 지사’ 의원들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보다 집행부를 감시ㆍ견제하라고 도의원에 뽑아준 지역 주민들의 뜻과 도의회 본분을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정치적 잇속을 앞세워 정 지사와 집행부를 ‘옹호’하는데 똘똘뭉친 ‘친 정 지사’의원 18명에게 훨씬 더 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 도의회는 지난해 11월 유급보좌관제를 무리하게 추진했다 현행법에 어긋난다는 행자부의 지침을 받고서야 포기하는 망신살을 자초했다.

이때 의원들이 내세운 명분은 “조례 발의 등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31명의 의원 가운데 지난 1년간 의원 개인별로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것을 보면 민경환(한나라당ㆍ제천2)의원이 도 보조금관리 조례안 등 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필용(한나라당ㆍ음성2), 한창동(한나라당ㆍ청원2)의원이 각각 2건씩이며, 김환동(한나라당ㆍ괴산1), 연만흠(무소속ㆍ증평2), 김인수(무소속ㆍ보은1), 임현(한나라ㆍ영동1), 박종갑( “ ㆍ청원2), 강태원(”ㆍ비례대표), 박재국(“ㆍ청주4), 최미애(열린우리당ㆍ비례대표), 최광옥(한나라당ㆍ비례대표)의원이 각각 조례안 1건씩을 대표 발의하는 데 그쳤다.

물론 이 밖에 의원들이 소속 상임위 이름으로 공동 발의한 것도 몇 건 있지만, 전체 의원의 60%인 19명이 의정활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조례 제ㆍ개정에 대해 개인적인 의지와 노력을 보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도의원들이 언론과 시민단체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와 올해 1번씩 해외로 나가는 관광성 ‘공무국외여행’에는 거의 전원이 참가하는 몰염치함을 보였다.

또한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에 생색을 낼 수 있는 ‘재량사업비’를 놓고 서로 싸우다가 전액 삭감하더니 다시 추경에 나눠먹기식으로 부활시킨 것도 현 의원들의 의식수준을 보여주는 단초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의원들이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양쪽으로 갈려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이런 내부 싸움이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임무 수행에도 큰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돼 의원들이 ‘환골탈퇴’하는 각성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박종천기자 cj34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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