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가가 변하고 있다 - 바람직한 대안

바람직한 대안 "낮은 의료수가, 현실화 돼야"
지방 개인병원 인센티브 부여 등 필요
"동네병원 실력없다"는 인식도 전환해야

2009.12.15 17:14:03

정신과, 성형외과 등 '인기 진료과목'으로만 전공의가 몰리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의료 서비스질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게 의료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비인기 진료과목' 기피 현상은 결국 이 분야의 병원 개원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흉부외과, 산부인과 의사들은 "많은 수술 건수에도 의료수가가 낮아 이익이 별로 남지 않기 때문에 지방에서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오국환 충북도의사회 회장은 "일반 병원들이 의료수가가 높은 수술만 선호하고 있다"며 "의료수가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지방 병·의원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2조2천억원에 달하는 건강보험공단의 누적흑자를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개원병원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보험료 인상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저수가 정책으로 수술이 많은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일종의 인센티브 등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각종 의료사고에 대한 보장성이 적은 것도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에서 정한 자연분만 수가는 28만1천590원인데 반해 분만 의료사고 보상금은 3억~5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런 부담을 무릎 쓰고 상대적으로 돈 벌이가 적은 지방개원을 선호하는 의사들은 많지 않은 현실이다.

아울러 의료전달체계도 재구축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전달체계는 1~3차 의료기관이 질병의 경중과 병원의 의료수준에 맞춰 진료를 하도록 돼 있다. 이 체계에 따라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동네 병·의원 등 1, 2차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은 뒤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방의 동네 병·의원 진료를 거치지 않고 진료의뢰서만을 발급받아 대도시 대학병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의료체계 부실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일중 회장은 "이러한 체계로 간다면 결국 일반 개원가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료계와 정부 측의 노력과 함께 "동네 병원은 실력이 없다"고 인식하는 시민들의 의식도 개선돼야 한다.

지역의 한 개인병원 원장은 "동네 병·의원 원장 모두 전공의 과정을 거친 의사들"이라며 "지방 의사는 수도권 병원 의사들에 비해 실력이 없다는 인식은 분명 잘못됐다"고 꼬집어 말했다. <끝>

/ 강현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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