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과 전여옥

2014.07.31 15:48:05

최창중

청주 성화초 교장·소설가

김무성 의원이 새누리당의 대표최고위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문득 전여옥 전 의원을 생각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두 사람이 2년 전 어느 날 각기 다른 방송에 출연해 보였던 서로 다른 태도가 생각났던 것입니다.

그날, 두 사람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있었던 새누리당의 공천 배제 결과에 대해 극명하게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공천 탈락에 따라 똑같이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을 두 의원이 취한 태도가 전혀 달랐던 것입니다.

먼저, 김무성 의원은 억울하고 처연한 심정이었겠지만 '우파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공천 탈락의 아픔이 크지만 마음을 비웠다고 하면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서운함이 있지만 자신이 그녀에게 거칠게 반발한 부분에 대해 미안함을 느낀다고까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파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입으로만 애국을 하지 말고 사명감을 갖고 좌파에 대응해 국민소득의 3만불 시대를 열어 나가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속 정당을 옮겨 다니는 모습은 옳은 모습이 아니라면서 탈당은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백의종군의 자세는 탈당을 고려했던 많은 공천 탈락자들을 붙들어 앉히는 역할을 했으며, 새누리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반면, 전여옥 전 의원은 억울해서 탈당했다고 주장하며 새누리당이 보수성을 잃었기 때문에 보수정당인 '국민생각'을 찾아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도덕적이지 못한 인사를 공천한 것을 예로 들면서 자신은 도덕적으로 깨끗하기 때문에 결코 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함께 패널로 참여했던 배은희 전 의원이 자신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당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과 잘 대비됐습니다.

그녀는 새누리당이 보수주의자들만 골라 공천에서 배제했는지도 알아볼 필요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 근본적으로 자신이 보수주의자의 대표성을 지녔는지도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말하는 도덕성은 끝까지 '돈을 받지 않았다'는 부분에 국한되었습니다.

표절 사건으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고는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입장에 대해서는 반성조차 없었고, 오직 우편향이었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생각'으로 간 이유에 대해서도 보수정당이어서 갔다고 말한 뒤 다시 대표와 친해서 갔다고 말하는 모순도 보였습니다.

그녀는 이전에 다른 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최고도의 인신공격을 함으로써 자신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준 적이 있었습니다. 박근혜 위원장의 옷맵시가 촌스럽다고 말하였는가 하면 오래된 샴푸를 쓰는 것까지 꼬집으며 시시콜콜 비난의 수준을 높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2년 전,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공천 탈락과 관련해 극명한 차이를 보였던 김무성과 전여옥의 부침(浮沈)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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