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敵과 문화도시들

2016.10.06 15:54:43

김규원

충북학연구소장

문화란 무엇인지 다들 논의를 많이 했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문화의 적은 누구 혹은 무엇일까. 문화를, 예술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포함시켜서 도시의 정체성을 밝히거나 홍보 등에 활용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식상한 지역 마케팅 방법 중에 하나이다. 그 동안에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실제로는 문화는 들러리로 내세우기만 하거나 세우는 척 한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경향 각지에는 1천500개가 넘는 축제와 예술의 전당류의 시설들이 있다고 하는데 문화적 풍모를 느꼈다던가 예술의 향기를 느꼈다던가, 예술가들이 시장, 군수님처럼 대우받는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음은 왜 일까. 내가 과문한 탓도 있을 터이고 한편으로는 문화 혹은 예술을 빙자한 행사나 프로그램들이 비문화적이어서는 아닐까. 문화라는 단어는 사회 속에서 사용되는바 타인을 전제로 한(설사 장 폴 사르트르의 말처럼 타인이 지옥이라고 하더라도) 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이러한 전제는 배려 혹은 존중이라는 덕목을 포함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배려나 존중은 상대방이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해주어야 하는 것들이지 내가 타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들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문화행사 역시 관람객 혹은 시민이 중심이 되어야지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서 준비되고 진행되어서는 곤란하다. 지역이든 다른 나라든 예술은 이른바 엣지(edge)를 다루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두루뭉술한 내용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일방적인 기획자의 횡포 혹은 이러한 입맛에 맞추려는 일부 사람들 때문이 아닐까. 예술 현장을 이론적으로만 대해본 기획자들의 한계란 문화행정 혹은 예술경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실상은 예술의 문외한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더욱이 지자체 등에서 후원하거나 기획하는 행사의 내용의 계몽성이라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렇듯이 늘 전문성이 문제이고 그 다음의 문제적 문장은 왜 우리는 문화를 강요하고 예술을 팔려고 할까 이다. 그렇다. 최근에 프랑스의 모 예술관장이 지나치게 이윤을 많이 남겼다고 해고당했다고 한다. 예술관련 시설은 이윤을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손해를 보더라도 시민들에게 문화적 지향점을 제시해주고 예술적 감수성을 충족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신자유주의에 경도된 우리네 입장에서는 부럽기 이전에 이상할 따름이다. 외눈 나라에 양 눈을 가진 사람이라고나 할까.

분명한 것은 문화 콘텐츠의 핵심은 매혹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특성을 무시하고 무조건적으로 오라고 강요하고 아울러 전시나 행사 등의 개최하는 시간 역시 9시부터 6시까지로 하거나 관람객 수가 곧 성패의 기준이라는 발상으로 어떻게 매력을 자유롭게 발산할 수가 있을까. 강요란 일방적인 소통인바 이러한 행동의 결과에 대한 답을 시민들은 무관심, 무시로 보낼 뿐이다. 아울러 문화란 또 다른 측면에서 문화는 일상생활 속 배려가 아닐까. 배려란 한마디로 남에게 요구하기 보다는 내가 먼저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양보 즉 뒷 사람위해 문잡고 서있기, 운전 중 뒤차를 위해 담배 안 피우기, 음식점에서 목소리 낮추기, 버스에서 휴대전화 목소리 낮추기, 여름 가게 문 밖으로 안 열어 놓기, 쓰레기 안버리기, 교통신호 지키기 등등은 너무도 초보적인, 그러나 아무나 못하는 고차원인 행위로서 문화를 내세우는, 이른바 문화도시가 할 일이 아닐까. 이렇게 본다면 대부분 일회성 이벤트를 내세우면서 문화도시라고 뻐기는 거는, 게다가 시민들의 일상하고는 동 떨어지게 일방적으로 열고 만족하는 행태는 문화의 敵같은 행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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