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부용·강내면민 "방문 왜 했나" 냉담

정운찬 "세종시 편입제외 장담 못해"

2009.12.20 18:24:30

ⓒ김태훈 기자
"청원 부용면 일부가 세종시 주변 지역에 편입된 이후 수년 간 우리 주민들은 축사조차 마음대로 짓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 또 수많은 부동산이 경매물건으로 나와도 팔리지 않을 정도로 지역경제는 파탄지경에 빠졌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세종시 편입 예정지역인 청원군 부용면을 방문해 주민과의 간담회를 가졌지만 주민들은 세종시 편입 제외를 요구하는 등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부용면사무소에서 주민대표 10여 명과 간담회를 가진 정 총리는 주민 김경식씨가 "세종시 편입 지역에서 부용·강내면 일부 지역을 빼달라"고 요구하자 "그런 결정은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총리로선 이 지역이 세종시에 편입되지 않을 거라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민 장진식씨도 "부용·강내면 일부 지역을 편입지에서 제외시키기 어렵다면 예정지와 편입지가 똑같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자 정 총리는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서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주민 이방원씨 역시 "세종시에 편입된 청원군 일부 지역을 제외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정부·여당이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데 화가 치민다"면서 "주민투표로 민의를 반영해 편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정 총리는 "서울에 올라가 보고서를 작성할 때나 국회가 의견을 수렴할 때 주민들의 이런 요구사항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정 총리가 내달 중순에 발표할 예정인 세종시 수정안에 관한 구상을 소개하자 주민대표 이명희씨는 "우린 세종시 예쁘게 꾸미는 것엔 관심도 없고, 남을 위해 희생할 생각도 없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건 청원군 일부 지역을 빼달라는 것뿐"이라고 몰아붙였다.

주민들의 요구와 불만이 봇물 터지듯 나오자 정 총리는 "이번 방문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됐다"며 "상황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40여 분간 이어진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청원군 행정도시주변지역 편입추진위원회' 소속 주민 10여 명은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집회도 가졌다.

/ 홍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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