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한 교육

2014.06.26 15:58:04

이정길

충북보건과학대학교·문학박사

우리나라의 소득의 불균형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소득불균형은 선진 28개국 중 8번째이다. 성장하면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마치 일하기 위해 사는 것처럼 일중독에 시달려도 수입은 늘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 서민, 중산층의 현실이다.

퇴직 후 노인들은 주유소, 경비 등의 일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한 달에 약 100만 원 정도의 소득으로 살아가야 한다. 젊은이들의 경우 시간당 5천원도 못되는 일자리를 찾아서 저녁 8시부터 밤 12시까지 밤늦게 까지 일해 봐야 2만원도 못된다.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일한다면 30일 일해도 60만 원 정도인데 힘들어 쉬는 날도 있을 것이고, 궂은 날도 있을 것이고, 그밖에 교통비 등 이것저것 빼고 나면 50만원 벌기도 힘들다. 젊은 대학생들의 경우에 이런 상황에서 토익이나 토플 등을 배워 스펙을 쌓기는 엄두도 못 낼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님들이 번 돈을 투자하면서 의대, 약대, 공무원, 교원시험 공부를 하는 청소년들의 경우는 행복한 편이다. 부모의 등골이 삐질지라도 일단 미래를 위해 투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얼마 전 자식을 MIT에 보내고 딸을 고시합격생으로 기르는 데 25억의 빚을 진 사례가 있고, 공사판에 나가서 일을 하면서 죽어라고 공부하여 의대에 진학한 학생이 강연 100도C에 나와서 공사판에서 고생한 과정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우리 교육은 이제 실용성을 강조하다보니 대학에 들어가는 목적은 좋은 직장에 취직함이거나

의사, 변호사, 약사, 공무원, 교원 등이 되어서 행복한 노후를 설계하고자 하는 자격증취득, 직업교육이 되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과정에는 세습적인 자본주의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부잣집 자식이 고학력자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은 부모의 유전적 DNA를 받아서 라기보다는 과외 등을 통하여 학습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은 교육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프랑스 학자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주의론을 통하여 조세제도의 개혁을 통하여 즉, 부자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함으로써 세습적 자본주의와 소득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는 결국 가진 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 분배되어야 만이 소득의 불평등과 불균형을 조절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의 주장과 유사하게 OECD는 빈부 격차를 좁히기 위해 부자에게 유리한 면세 제도 등을 철폐하고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점에 대하여 우리나라 부유층의 고소득자에게 묻는다면 이는 곧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화 되어 가는 것으로 보고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달리 세계 최고의 부자그룹으로 분류되는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는 스텐포드대 학위수여식에서 '가난한 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세상을 바꾸라'하였는데 이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부자의 자식에게만 컴퓨터가 있고 빈자(貧者)의 자식에겐 없다면, 기술은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하면서 기술은 모든 이들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고 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부유층 1% 중에서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생각해보면 참담한 생각이 든다.

젊은이들이 취업하기 위해서는 연애도, 결혼도, 육아도 포기해야하는 3포 시대에 살면서 공부는 돈으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돈이 없으면 공부도 못하는 세상, 날 때부터 그렇게 빈자로 운명이 결정된 세상을 사는 것이라면 이건 비극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하여 저소득층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인 교육비 지출만큼은 나라에서 해결하여주도록 공공 교육의 시대를 확대한다면 대부분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빚 안지고 그나마 밥 세끼만은 해결하면서 내일의 희망을 걸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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