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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길

충북보건과학대학교 문학박사

3, 4십년 전만 하더라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하여 스승과 부모를 동일시하는 풍조가 있었다. 그 당시 초등학생의 경우에 한 문제가 틀리면 손바닥 한 대 씩 맞은 적도 있고 중학생들 중에는 수업태도 불량으로 선생님 앞에 불려나가 슬리퍼로 맞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학교로 와서 항의를 하지도 않았고 그러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자랐다. 지금 돌이켜보면 청소년 인권침해가 극심한 시절이었다.

얼마 전 어느 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을 체벌하는 광경을 학생들이 스마트 폰으로 찍어 유포시킴으로서 사회적 문제가 되었고, 어느 학교의 경우 체벌학생의 부모가 학교로 찾아와 교사를 무릎 꿇리는 광경도 보도되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매질을 하는 것은 권장할 사항이 아니다. 과거에 군대에서도 체벌을 하지 말라고 하여 신체폭력이 아닌 얼차려를 허용하여 100여 가지를 제사한 적이 있었다. 또한 개인상담, 반성문이나 기타의 수단으로도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이 많이 있다. 그밖에 외국의 경우와 같이 학교 경찰제도를 도입하여 학교경찰관에게 넘기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교사가 직접 학생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다. 그렇게 된다면 서로 냉정하게 사제지간(師弟之間)이 정리될 수가 있다.

그러다보면 교사들은 학생들을 혼내야 했던 사항에 있어서도 그들의 잘못을 외면하게 되기도 하고 무관심하게 되어 버리는 측면이 있다. 역으로 청소년들의 인권을 남용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교수들이 자신들을 나무라지 못한다는 것을 악용하여 여교사가 보는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도 있고, 교사들에게 대드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무력해지는 교권 앞에서 청소년인권은 남용되고 있다. 금권주의, 출세주의를 지향하여 입시위주로 가는 상황 속에서 참다운 스승의 상을 정립하기란 녹녹치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세상을 올곧게 살아가기가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교사라는 직업은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삶고 사는 사람들이다. 제자들이 참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어둠 속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서 보람을 느끼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 이상을 가지고 생활하는 가운데 교권이 무너졌다는 것에 대하여 교사 스스로의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교사를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는 이젠 도를 지나친 감이 있다.

학원에서는 눈을 부릅뜨고 배운 뒤에 학교에 와서는 책상에 얼굴을 묻고 자는 우수 학생들, 학생 신분으로서 성인을 흉내 내려고 하여 야한 복장을 하고 성인흉내를 내는 학생들, 그밖에 학생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학생들, 몸담고 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의 성함도 모르는 학생 등.

입시에 출제되지도 않는데 교장이름을 외울 이유가 없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교육은 그런 것이 아니지 않는가. 위아래가 있음을 아는 상경하애(上京下愛), 남과 나눌 줄 아는 애민사상(愛民思想), 봉사할 줄 아는 측은지심(惻隱之心) 등을 가르치려 해도 입시에 출제되지도 않는 데 왜 가르치느냐고 하며 학부모들이 학생들과 함께 교사의 무능함을 나무라는 세상이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은데 필자가 이러한 세태를 꼬집어 말하는 것은 심각성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학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자를 양성하는 일도 시급하고, 교육자들에게 날을 세우면서 학생들의 인권만을 주장하는 학부모들도 반성토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 교육은 기본에 충실하여 출세주의, 금권주의 지향의 인재 양성이 아닌 인간중심 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어, 영어, 수학 중심에서 벗어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도록 하여 도덕재무장, 생명 중시, 봉사정신 함양의 리더를 양성하는 쪽으로 선회되어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 터질 때만 비난을 면하고자 임기응변식으로 땜질 처방하려고 하지 말고 늦더라도 꼼꼼히 그리고 꾸준히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여야 한다. 오늘따라 골목길 식당 안에 걸어 논 '네덕 내탓'이란 문귀가 그리 낯설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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