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우리말 옛 이름

2008.07.14 20:57:07

문길태

객원기자

기상학에서 “비”(강우)란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던 작은 수증기의 입자들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응결이 되어 지상으로 낙하되는 무든 형태의 물을 “비”라고 하는데, 그 대표적인형태가 비(rain), 소나기rain shower)를 비롯해서 안개비(drizzle) 와 어는비(freezing rain)등이 있는데 옛 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비가 내릴 때의 여러 가지 모양을 보고 만들어진 아름다운 고유의 우리이름들이 있다.

가루처럼 보슬보슬 내리다고 <가루 비>, 실처럼 가늘고 길게 금을 그리면서 내린다는 <실비>, 돗자리를 만들 때 날실로 쓰는 노끈처럼 가늘게 비껴 내리다고 <날비>, 햇빛이 보이는 맑은 날에 잠시 내리고 그치는 <여우비>, 바람이 불면서 내리는 <바람비>, 예기치 못하게 밤사이에 살짝 내린 <도둑비>, 먼지가 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조금내리고 마는 <먼지잼>, 바람이 많이 불면서 내리는 <바람비>, 장마처럼 오랫동안 내리는<궂은비>, 음력 보름께 내리는 <보름비>, 그믐께 내린다고 <그믐비>, 한쪽에서는 해가비치고 한쪽에는 비가 내린다고 <해비>, 농사에 아주 좋을 때 온다고 <꿀비>또는<단비>,모내기를 마칠 수 있을 만큼 흡족하게 온다고 <못비>, 가물 때 요긴하게 내린다고 <약비>, 우레와 천둥이 치면서 내린다고 <우뢰비>, 장마의 옛말을 따서 오랫동안 내린다고 <오란비>, 초가을에 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가을 장맛비를 <건들장마>, 봄철에는 바쁘기 때문에 비를 맞으면서도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약하게 내리는 비를 <일비>, 한여름에 농사일이 뜸할 무렵에 잠자기 좋을 정도로 비가 내린다고 <잠비>, 비가 시작할 때 처음에 한 방울 한 방울씩 비가 떨어지는 모양을 보고 <비꽃>, 추수가 끝난 초겨울에 술 마시고 놀기 좋을 정도로 내리는 비를 <술비>라는 이름으로 각각 불러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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