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노선 달리는 '부실버스'

고속-시외버스, 청주~서울간 요금 출혈경쟁

2009.03.05 17:44:03

청주~서울간 노선을 운행중인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회사들이 지난해 말 '황금노선' 확보를 위해 요금을 대폭 인하한 지 3개월여가 흘렀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은채 치열한 영업권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그동안 요금수익이 크게 줄어든데다 승객감소, 유류비 상승 등으로 적자폭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치도 물러서지 않은채 가격인하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주위에선 당장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업체간 지나친 출혈경쟁이 자칫 추후 이용객 부담으로 연결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고속-시외버스 회사간 영업권 갈등이 요금인하라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진건 지난해 11월25일.

당시 고속버스 회사들은 청주~강남간 우등고속 요금을 9천600원에서 6천500원으로, 일반 요금을 7천원에서 6천원으로 인하하는 한편 청주~동서울간 우등고속 요금은 1만400원에서 6천500원으로, 일반은 7천600원에서 6천원으로 인하하는 등 38%에 달하는 파격적인 요금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시외버스 회사도 강남과 남서울 요금을 현행 7천원에서 6천500원으로, 동서울은 현행 7천600원에서 6천원으로 내리며 맞대응을 했다.

이들 업체들은 이용객이 많은 서울방면 노선 독점을 위해 요금인하라는 초강수를 두게 된 것이다.

이후 3개월여가 지난 현재 시외버스 회사의 적자폭은 매월 1억여원, 상대적으로 인하폭이 컸던 고속버스 회사는 이보다 3배 정도 많은 3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이용객감소, 유류비 상승 등으로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느 한 측도 가격경쟁에서 한 발 물러설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여전히 기존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고속버스 회사 관계자는 "'제 살 깎아먹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시외버스측이 청주~서울간 직행으로 불법운행을 하고 있음에도 관계기관에선 뒷짐만 지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냐"며 "워낙 입장차가 크다보니 협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시외버스 회사 관계자는 "불법운행 운운하는 것은 핑계일 뿐 결국 자금을 앞세운 노선 독점 음모"라며 "살아남기 위해선 출혈경쟁이라 할지라도 물러설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이들 업체간 출혈경쟁이 장기화 되자 버스요금 인하를 환영하기 보다는 시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 이모(34·청주시 흥덕구 복대동)는 "지금 당장은 요금이 저렴하니 반가운 일이지만 결국 상황이 악화돼 어느 한 쪽이 도산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 전창해기자 wide-s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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