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히 일 하는 게 청렴이다

2024.07.15 14:18:25

오수희

청주시 민원과 주무관

얼마 전 통영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과 하는 여행이기에 자연히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 주제가 우선인데 통영에서 이순신 장군 관련 명소는 빼놓을 수 없는 당연 코스이다. 이순신 장군 공원, 강구안 인근 한산대첩 광장을 둘러보고 강구안 바다에 떠 있는 세 척의 거북선을 관람하기로 하였다.

거북선 관람은 유료인데 매표소에도 출입구에도 관리 직원이 없고 관람객의 양심에 따라 매표하고 입장한다. 요즘 일부 영화관이나 기차 승차시 티켓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인건비 절감 차원일 수도 있겠으나 거북선 매표소 앞에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청렴의 대명사인 이순신 장군과 밀접한 거북선에 오르기 전 스스로 본인의 청렴지수를 확인해 보라는 것인가.

공무원은 직무상 8개 의무 조항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청렴의 의무이다. 청렴한 공직생활이 어려운 일인지 청렴 행동강령과 서약을 통해 수시로 청렴을 다짐한다. 우리가 "청렴하지 못하다"라고 생각할 때 흔히 부정 청탁 및 금품, 향응 수수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넓게 생각하면 업무 태만도 청렴하지 못한 행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공무원은 매년 반부패 청렴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나는 해마다'이순신 장군의 청렴 리더쉽'교육을 선택한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교육을 수강하면서 이순신 장군의 검소하고 청렴함을 본받아 지난 한 해 업무를 처리하는 데 문제는 없었는지 돌아본다.

내가 맡은 업무를 추진하는 데 소홀함은 없었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하였는지 살펴보고 혹여나 부족한 게 있었다면 개선해 보고자 마음가짐을 새로이 한다. 우리가 1월 1일에 올해 목표를 세우고 꼭 이루어내겠다 다짐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단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공무를 하는 대가로 월급을 얻고 있으니 나 스스로 떳떳하기 위해서다. 청렴은 신뢰라고도 할 수 있는데 국민과 국가 간 신뢰는 물론 내 신념과의 신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뢰가 무너지지 않도록'새로 고침'버튼을 종종 눌러 스스로 마음을 세우고 작심삼일을 막아야 한다. 이순신 장군이 그 당시 백성들에게 존경을 받고 480년이 지난 지금까지 청렴한 선조로 귀감되는 것은 공직자에게 기대하는 신뢰를 단 한번도 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은 올바른 신념은 세월을 뛰어넘고 공감은 열정을 키우며 진심을 다하면 기회가 온다고 했다. 매우 거창해 보이지만 단순하다. 그저 공정한 판단과 책임감으로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다 보면 상사와 동료가 내 노력을 헛되이 여기지 않을 것이고, 여기에 적절한 보상이 수반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소소하지만 박봉 월급에서 용돈을 모아 산 주식 차트는 파란색이어서 속상할 지언정 나의 청렴지수는 고공행진 할 수 있다.

오늘도 내 청렴지수는 '맑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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